제14장
주아린이 사는 곳 주변에 도착했을 때 주아린은 멈추라고 했지만 허진우는 그대로 단지 안으로 쭉 들어가며 한마디 했다.
“처음 온 것도 아니잖아.”
허진우는 주아린이 어디에 사는지 잘 알고 있엇다.
집 아래에 도착하고 나서야 차가 멈췄고 안전벨트를 푼 주아린은 차 문을 열려고 했지만 차 문은 열리지 않았다. 주아린은 이해가 되지 않아 의아한 눈으로 허진우를 쳐다봤다.
허진우가 느긋하게 물었다.
“혼자 지내는 거 익숙해?”
“무슨 말일 하고 싶은 건데.”
“걱정하는 거야.”
“필요 없어.”
주아린은 허진우에게 철벽을 확실하게 그으며 피하려고 안달이었다.
“가식 부리지 마.”
“화가 많네.”
허진우는 차 창문을 열고 담배에 불을 붙였다. 순간 담배 연기가 퍼졌다.
“그렇게 내가 미워?”
별안간 환하게 웃은 주아린은 방금 전의 냉담함을 숨겼다.
“아니, 당신을 미워하지 않아.”
허진우는 시선을 들어 백미러에 비친 그녀를 쳐다보다 입꼬리를 올려 미소를 지었다.
“마음과 다른 말을 하네.”
“문 열어, 내릴 거야.”
허진우는 문을 여는 대신 무심하게 담배를 피우며 말했다.
“집 말이야, 진짜로 싫은 거면 강요 안 할 게.”
“내가 고마워해야 하는 거야?”
“주아린, 좋게 이야기할 수는 없어?”
허진우는 기분이 나쁜 듯 목소리가 착 가라앉았다.
허진우의 기억 속 주아린은 늘 온화했지 지금처럼 몰아부치는 성격이 아니었다.
“내가 하는 말이 안 좋은 것 같으면 안 찾아오면 돼. 찾아와달라고 한 적 없어. 허진우 씨, 당신도 나를 만나고 싶어 하지 않는다는 거 알아. 남서희 어르고 달래려고 굳이 우리가 지내던 신혼집을 쥐어주려고 하는 거잖아. 왜, 그렇게 남이 살던 집이, 남이 자던 침대가 좋대?”
주아린은 그와 싸우고 싶지도 이런 말은 하고 싶지도 않았다. 입 밖으로 내봤자 난감한 건 그녀 한 명뿐이었고 허진우로 하여금 자신이 여전히 그를 잊지 못하고 질투해 일부러 집을 팔지 않은 것이라고 착각하게 할 수도 있었다.
그리고 그녀의 말에 허진우의 얼굴이 완전히 어두워지더니 인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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