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96장
이정호였다.
그는 문틀을 붙잡고 문이 닫히지 못하게 막으면서 송연아를 노려보고 있었다.
송연아는 미간을 찌푸렸다.
“무슨 일이야?”
이정호는 대답하지 않고 눈도 깜빡이지 않은 채 그녀를 뚫어지게 쳐다봤다.
송연아는 크게 숨을 들이마셨다.
“비킬 생각 없어? 지금 안 비키면 경찰 부를 거야.”
그녀가 그렇게 말하자 이정호는 더 격분한 듯 주먹으로 벽을 세게 내리쳤다.
“밤늦게 우리 집 문 앞에서 왜 이래!”
송연아도 화가 났다.
“네 부모가 살던 그 낡은 집, 원래 내가 너한테 주려고 샀던 거였어.”
이정호는 이를 악물며 말했다.
“그래? 그런데도 넌 그 집으로 나를 여러 번 협박한 거네.”
송연아는 코웃음을 치듯 말했다.
“결국 너한테 줄 생각이었어!”
“네가 한 말을 생각해 봐. 우습지 않아?”
이정호는 초조한지 머리를 거칠게 움켜잡았다.
“줄 거라고 했잖아. 그런데 왜 서강호가 내 손에서 가져가게 뒀냐고. 그놈이 뭔데! 그 집은 내가 너를 위해 샀고, 네 사랑이 담겨 있어. 그놈이 받을 자격 없다고!”
송연아는 기가 막혀 고개를 저었다.
그가 술을 많이 마신 것 같았다. 이미 횡설수설하는 기색이 보였다.
“이정호, 잊었냐? 우리 이미 끝났고, 나 강호 씨랑 결혼했어. 그 사람 남이 아니라 내 남편이야!”
“닥쳐!”
“진짜 어이없네.”
송연아는 이정호를 강하게 밀어내고 문을 닫으려 했다.
그런데 이정호가 다시 발을 문틈에 넣어 문이 닫히지 않았다.
결국 그녀는 문에서 손을 떼고 주머니에서 휴대폰을 꺼내 관리실로 전화를 걸었다.
“여기 8동인데, 술 취한 사람이 와서 소란을 피우고 있어요. 좀 와 주세요.”
전화를 끊은 뒤, 송연아는 두 팔을 살짝 모은 채 이정호를 바라봤다.
그는 눈이 벌게져 있었다. 방금 그녀가 전화를 한 것에 더 자극을 받은 듯했다.
“너 일부러 서강호랑 결혼한 거지? 날 약 오르게 하려고 그런 거잖아.”
“내가 무슨 이유로 결혼을 했든, 이미 결혼했고 사이도 좋아. 너도 좋아하는 사람이랑 결혼했으니 집에서나 잘 지내지, 왜 여기 와서 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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