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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장

정신이 번쩍 든 송연아는 사태 수습을 위해 황급히 핸드폰을 꺼냈으나 서강호가 이미 답장을 보낸 뒤였다. [좋아요.] 송연아는 그 세글자를 한참이나 멍하니 바라봤다. 사실 송연아는 이정호의 ‘결혼 선물’에 화가 났을 뿐이었고 마치 그가 아니면 결혼해 줄 사람이 없다는 듯 당당한 이정호의 행동이 기분 나빴다. 게다가 송연아가 다른 사람이랑 결혼하겠다고 말했을 때 이정호는 줄곧 비웃기만 했다. 송연아는 이 상황을 어떻게 만회해야 할지 몰랐다. 바로 이때 서강호가 다시 문자를 보냈다. [가족들한테 얘기했는데 길일이라고 좋아하네요.] [좋은 날은 아닌데...] 송연아는 머뭇거리다가 답장했다. [왜요?] 그녀는 이를 악물고 솔직하게 말했다. [전 남자친구도 이날에 결혼하거든요.] [그래요? 그럼 우리가 더 화려한 결혼식을 올릴까요? 전 남자친구 콧대를 납작하게 만들어줘야죠.] [화 안 나요?] [왜 화가 나야 하죠?] [혹시나 제가 강호 씨를 이용한다고 생각할 수도 있잖아요.] [아무 이유 없이 결혼하겠다고 얘기한 건 아닐 거라고 예상했어요. 만약 그 이유라면 충분히 이해하고 받아들일 수 있어요. 전 자신 있거든요. 연아 씨는 절대 후회하지 않을 거예요.] 송연아는 넋을 잃은 채로 핸드폰을 바라봤다. 마치 서강호라는 사람과 그가 한 말들을 가슴속에 새겨두려는 듯 핸드폰을 손에 꽉 쥐었다. 죽을 반쯤 먹은 후 송연아는 그대로 잠들었다. 김성진이 다시 그를 깨웠을 때 이미 8호 별장 앞에 도착했다. “오늘 저 때문에 고생 많으셨습니다.” 송연아는 고개를 돌려 김성진에게 말했다. “고생은요, 이게 제 일인데요. 연아 씨가 계속 연락을 주셔야 제가 돈을 더 많이 벌 수 있거든요. 편하게 생각하세요.” 송연아는 웃으며 답했다. “감사합니다. 얼른 들어가세요.” “그럼 이만 가보겠습니다.” 김성진이 떠난 후 그녀는 이정호를 데려다주는 허기태와 마주쳤다. 오는 동안 푹 잔 듯 이정호도 혼자 차에서 내릴 만큼 정신을 되찾았다. 송연아를 본 그는 언짢은 기색을 드러냈다. “당당하게 짐 싸서 나갈 때는 언제고 또 찾아온 거야? 봐봐, 어차피 너는 갈 곳이 없다니까?” 송연아는 허기태에게 인사를 건넨 후 곧바로 걸음을 옮겼다. 그제야 이정호도 상황을 파악했다. “뭐야. 바로 앞집에 살았던 거야?” 허기태는 이정호를 부축하며 걸음을 옮겼다. “됐고 얼른 문이나 열어.” 이정호는 피식 웃었다. “완전히 끝났다고 할 때는 언제고 미련이 남으니까 앞집에 이사 왔잖아. 쟤는 나랑 못 헤어져. 그냥 입만 살았다니까? 너 나랑 내기할래? 내가 서우랑 결혼한 후에 쟤한테 애인이 되어달라고 연락하면 바로 달려올 거야.” “헛소리 좀 그만해. 연아 씨는 절대 안 그럴 거야.” 허기태는 눈살을 찌푸렸다. “기다려봐. 반드시 내 뜻대로 될 테니까.” 이정호는 비틀거리며 집 문 앞으로 가더니 도어락을 보고선 한참이나 생각에 잠겼다. “우리가 사귀기로 한 날인데 언제지?” 허기태는 참다못해 그를 째려봤다. “160805. 연아 씨의 생일이기도 하잖아.” “그러네.” “제발 비밀번호 좀 바꿔. 차라리 온서우 생일로 해. 평생 안 잊을 거잖아.” 이정호는 피식 웃었다. “맞는 말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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