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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8장

박시아가 부모님을 언급하자 내 안에 억눌려 있던 분노가 점점 치밀어 올랐다. 얼굴이 점점 어두워지며 나는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 “박시아, 내 게임 아이디어는 전부 내가 직접 구상한 거야. 내 부모님에 대해 언급할 자격은 없어. 그분들과는 아무 관련이 없으니까.” 그러자 박시아도 더 이상 참지 않고 말했다. 비참한 웃음을 지으며 눈물겨운 분노를 억누르려 그녀는 무던히 애를 썼다. “이도준, 네가 가장 잘 알잖아. 너희 이씨 가문이 무슨 짓을 저질렀는지!” “분명히 말해두지만 너희 이씨 가문이 내 부모를 죽였어. 그 피의 대가는 반드시 갚아야 할 거야! 그리고 현태의 복수까지 내가 다 받아낼 거야!” 그녀의 말은 내게 충격으로 다가왔다. 나는 그 말을 이해할 수 없었다. 한참을 고민한 끝에 나는 의문을 참지 못하고 물었다. “당시에 무슨 일이 있었던 거야?” 이 말에 내가 더 혐오스러워졌는지 박시아는 나를 노려보았다. “이도준, 너 정말 모른 척하려는 거야? 다른 사람을 속일 순 있어도 나한테는 통하지 않아!” “네가 모른 척한다고 해서 너희 이씨 가문이 우리 박씨 가문에 저지른 짓을 가릴 수 있을 것 같아? 정말 역겹다!” 그녀는 더는 말할 생각이 없었는지 강시후와 함께 자리를 떠났다. 나는 그녀에게서 더 많은 정보를 알아내고 싶었지만 김아진이 손목을 잡는 탓에 멈출 수밖에 없었다. 김아진은 진지한 표정으로 나를 바라보며 부드럽게 말했다. “지금 박시아의 감정이 너무 격해져 있어. 이대로 계속 물어봤자 좋은 결과는 없을 거야.” 그녀의 말이 일리 있다고 생각한 나는 잠시 침묵한 후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다 박시아와 김아진이 동창이라는 것을 떠올리며 나는 조심스럽게 물었다. “아진아, 혹시 박시아에게 무슨 일이 있었는지 알고 있어?” 김아진은 고개를 저으며 대답했다. “나도 잘 모르겠어. 하지만 아까 박시아가 한 말이 거짓말 같진 않았어.” 마음속이 복잡해진 채로 나는 크게 숨을 들이마시며 진정하려고 했다. “아진아, 당시에 유강 그룹에서 무슨 일이 있었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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