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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장

나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지폐가 전부 떨어진 다음에는 카드 한 장을 던졌다. “1억, 네가 빌려준 대로 갚을게.” 말을 마친 다음에는 더 이상 시간을 낭비하지 않고 떠나려고 했다. 하지만 박시아는 땅에 떨어진 돈에 신경도 쓰지 않고 나를 가로막았다. “이 돈, 어디서 난 거야?” 나는 무표정하게 대답했다. “내 돈이 어디서 났든 너랑 무슨 상관이야? 기억해, 우리 이젠 완전히 끝이야.” “대표님, 저런 사람이 돈을 어떻게 벌겠어요? 보나 마나 또 몸을 팔았겠죠.” 박시아는 화난 목소리로 외쳤다. “너 꼭 그렇게 비참하게 살고 싶어?” “너희들 일이나 신경 써. 내 일엔 끼어들지 말라고.” “대표님이 틀린 말 했어? 더러운 돈으로 대표님 심기를 거슬러 놓고 말 한마디 못 하게 하는 거야?” 강시후는 냉소를 띠며 말했다. “이 짧은 시간에 1억도 벌었으니, 정신적 피해 보상도 해줄 수 있지?” “이봐, 정신적 피해 보상을 받아야 할 사람은 나야.” 나는 더 이상 강시후와 엮이고 싶지 않았다. 대화가 통하지 않는 상대였다. 그러나 그는 내 팔을 꽉 잡으면서 일부러 상처를 눌렀다. 내가 인상을 쓸수록 그는 점점 힘을 줬다. 아물고 있던 상처가 다시 덧날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나는 힘껏 그의 손을 뿌리쳤다. 별로 힘을 준 것도 아니었지만, 강시후는 일부러 바닥에 넘어졌다. “난 말로 해결하려고 했어. 근데 넌 왜 번마다 폭력부터 쓰려고 하는 거야?” 나의 상처는 옷소매에 가려져 있었기에, 사람들은 강시후가 먼저 한 짓을 못 봤다. 그들의 시선에서는 내가 일방적으로 그를 밀친 것처럼 보였다. “연기는 그만하시지.” 나는 그를 내려다보며 말했다. 강시후는 마치 치명적인 약점이라도 찔린 것처럼 다급하게 바지와 소매를 걷어 올렸다. 그의 피부는 곳곳에 멍이 들어 있었다. “연기? 그럼 이 상처들도 연기라고 할 거야?” 박시아는 즉시 옷을 덮어주며 그의 앞을 가로막았다. “이도준, 넌 대체 언제까지 애먼 사람 괴롭힐 거야?” 다른 사람들도 강시후의 상처를 보고 조롱 섞인 말들을 내뱉기 시작했다. “살인범은 그냥 사형 선고 해야지, 왜 풀어줬대? 나와서도 폐만 끼치잖아.” “무슨 일로 저렇게까지 때렸지? 원래 알지도 못하던 사이잖아.” “살인자의 마음을 어떻게 알겠어. 사이코패스, 뭐 그런 걸 거야.” 나는 입을 꾹 다문 채 소매를 걷어 올렸다. 내 팔에는 흉측한 상처가 선명하게 남아 있었다. “강시후가 남긴 상처는 어떻게 할 건데?” 박시아의 눈빛이 잠시 흔들렸다. 강시후는 겁에 질린 듯 바닥에 앉아 아프다고 소리치기 시작했다. 그러자 박시아는 급히 그를 달래며 낮은 목소리로 위로했다. 그리고 다시 고개를 들었을 때, 그녀는 다시 나를 혐오하는 눈빛으로 쳐다보았다. “네가 먼저 손대지 않았으면 그렇게 됐겠어? 네가 다친 건 네 잘못이야. 스스로 자초한 결과지, 누구를 탓할 일이 아니야.” 강시후가 몇 마디 하자, 박시아는 확인할 생각도 없이 그의 말을 철석같이 믿었다. 내 상처 대부분은 내상이었기에 눈에 보이지 않았다. 팔에 난 상처만이 유일하게 겉으로 드러난 것이었다. 강시후는 이를 잘 알고 있었기에 거리낌 없이 나를 비난할 수 있었다. 이때 누군가 사람들 속에서 외쳤다. “이제 그만하고 얼른 배상해!” 사람들은 점점 더 크게 소리치며 나에게 배상을 요구했다. 강시후는 만족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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