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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장

박시아는 우리를 뚫어지게 바라봤다. 그녀의 눈에는 내가 이해하지 못할 복잡한 감정이 담겨 있었다. 그녀는 아무 말도 하지 않다가 나와 눈이 마주친 순간 다시 거만한 태도로 돌아갔다. “이번엔 그냥 봐줄게. 하지만 다음에도 운 좋을 거로 생각하지 마.” 말을 끝낸 그녀는 뒤도 돌아보지 않고 떠났다. 그녀가 떠나자, 내 몸속에 팽팽하게 당겨져 있던 줄이 한순간에 늘어진 것처럼 긴장이 풀렸다. 그녀의 방해가 사라진 이상, 이제 어머니도 안정적으로 치료를 받을 수 있을 것이다. 곧이어 응급실의 불이 꺼졌고, 의사가 급히 밖으로 나왔다. 나는 긴장되는 기분으로 의사에게 다가갔다. “선생님, 제 어머니는 어떠세요?” “수술은 성공적입니다. 하지만 환자의 감정 기복을 주의하셔야 합니다. 지금은 절대 안정이 중요할 때이니까요.” 의사의 말을 나는 집중하여 마음에 새겼다. 그리고 어머니를 보러 병실에 갔다. 어머니의 얼굴에는 핏기가 하나도 없었다. 마치 종이처럼 창백하고 전보다 더욱 야위었다. 병상에 누워 있는 그녀는 숨 쉬는 소리마저 들리지 않을 정도로 가늘고 약했다. 나는 병원 식당에서 흰죽을 사와 어머니가 깨어나면 바로 먹을 수 있도록 준비했다. 김아진은 내 옆에서 어머니의 짐을 정리하는 것을 도왔다. 앞으로 꽤 오랫동안 병원에 머물러야 할 것이기에 물건을 잘 정리해야 할 것이다. 우리가 일을 거의 마쳤을 때, 어머니가 마침내 눈을 떴다. 그녀는 약하게 내 이름을 불렀다. 나는 곧장 어머니 곁으로 달려가 그녀의 손을 꼭 잡았다. “어머니, 저 여기 있어요.” 김아진도 옆에서 짐을 내려놓고 어머니에게 인사를 건넸다. 어머니는 미소 지으며 그녀의 인사에 응했다. 나는 그제야 이번에 있었던 일을 설명하기 시작했다. 다만 수영장에서 당한 일은 생략했다. 그런데도 어머니의 눈 속에는 안타까움으로 가득했다. 어머니는 먼저 김아진에게 감사를 표하고 죄책감으로 가득 찬 눈빛을 나에게 보냈다. 눈물이 주르륵 흘러내려 베개를 적셨다. “미안해. 나는 너한테 해준 것이 없는데, 이렇게 병까지 걸려서 널 귀찮게 구네...” 어머니는 더 이상 말을 잇지 못하고 흐느끼기 시작했다. “시아 돈을 받는 게 어디 쉬운 줄 아냐? 네가 돈을 빌리려고 얼마나 고생했을지 상상도 못 하겠구나. 그리고 넌 항상 뭐든 혼자 견디려고 하잖니...” 이 말을 들은 순간 내 마음의 장벽이 무너져 내렸다. 어머니는 세상에서 나를 가장 잘 아는 사람이다. 내가 일부러 감추려고 했음에도 불구하고, 어머니는 나를 너무 잘 알고 있었다. 나는 아무 대답도 하지 않은 채, 그저 조용히 눈물을 흘렸다. 말은 하지 않았지만, 모든 걸 털어놓은 듯한 느낌이었다. 나는 어머니에게 죽을 먹이고, 김아진과 함께 병실을 나섰다. 이때 김아진이 갑자기 카드 한 장 꺼내더니 거절할 틈도 주지 않고 내 손에 쥐여주었다. “여기 1억 원 있어. 잠시 빌려주는 거라고 생각해. 시아가 너한테 어떻게 했는지는 모르겠지만, 난 네가 똑같이 돌려줬으면 좋겠어. 그리고 이제 빨리 연을 끊어. 더는 약점 잡히지 말고.” 나는 카드를 꽉 쥐면서 말했다. “꼭 갚을게!” 그 후 나는 은행에서 200만 원의 현금을 인출하고 박시아의 저택으로 향했다. 밖에서는 집사가 가로막고 있었다. 나는 대신 말을 전해달라고 부탁했다. 집사가 다시 돌아왔을 때는 안으로 들어오라고 했다. 아마 나를 모욕하기 위해서였겠지만, 박시아는 여전히 수영장에 있었다. 심지어 수영장 주변에 사람이 꽤 많이 모여 있었다. 파티를 하고 있었던 모양이다. 박시아는 선베드에 앉아 나를 비웃으며 쳐다보았다. “또 돈 빌리러 왔나 보네? 김아진이 준 돈으로는 모자랐어? 욕심은.” 나는 무표정한 얼굴로 그녀의 말이 끝나기를 조용히 기다렸다. 주변 사람들의 반응은 신경 쓰지 않았다. 그녀가 말을 끝내자, 나는 손에 든 200만 원의 현금을 그녀 머리 위로 던졌다. 노란 지폐는 공중에서 춤추듯 흩어지며 주변에 떨어졌다. 박시아는 놀라며 외쳤다. “이도준, 너 미쳤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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