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3장
어머니는 충격에 휩싸인 채 나를 바라봤다. 그녀는 한순간 10년은 늙은 것 같았다. 몇 번이나 입술을 달싹거리던 그녀는 어렵게 물었다.
“도준아, 저 말이 사실이니?”
어머니의 고통스러운 표정을 보자, 나는 가슴이 칼에 찌르는 듯 아팠다. 본능적으로 설명하려고 했지만 입 밖으로 말이 나오기 전에 박시아가 가로챘다. 그녀는 공격적인 어조로 말했다.
“물론 사실이죠! 세상에 어느 회사가 살인범을 받아주겠어요? 단기간에 돈을 구할 방법은 따로 없어요. 몸 파는 거 말고.”
어머니는 이 말을 듣자마자 눈물을 주르륵 흘렸다. 그녀는 입술을 꽉 다물고 울음을 참으며 다리를 내리쳤다. 목소리에는 절망이 가득했다.
“내가 자식 인생을 망쳤어! 내가 짐 덩어리야! 나 때문에 네가 힘들어졌어! 다 내가 쓸모없어서 그래!”
나는 깜짝 놀라며 달려가 어머니의 손을 붙잡았다.
“어머니, 그런 말씀 하지 마세요. 제가 다 설명할게요...”
내가 설명하기도 전에 어머니는 갑자기 눈을 뒤집더니 기절해 버렸다.
나의 머릿속은 순간 창백해졌다. 더 이상 아무것도 생각할 겨를 없이 최대한 빠른 속도로 도움을 요청했다.
지나가던 의사는 심각한 표정으로 어머니를 응급실에 데려갔다. 김아진과 나는 병원비를 납부하러 가야 하는데, 내 손은 자꾸만 떨리고 있었다. 어머니에 대한 걱정이 모든 것을 덮었다.
응급실에 가자 아직도 떠나지 않은 박시아가 보였다. 그녀는 여유롭게 구석에 서 있었다. 박시아는 멀쩡한 반면, 어머니는 그녀의 거짓말 때문에 응급실에 누워있었다.
이성은 한순간에 무너졌다. 나는 그녀를 향해 달려가 미친 맹수와 같은 눈빛을 했다.
“너 인간 맞아? 난 도무지 이해가 안 되네. 어머니가 너한테 얼마나 잘해줬는데! 나를 미워한다고 해서 어머니까지 해치면 안 되지!”
박시아는 팔짱을 끼며 오만한 태도를 유지했다. 그녀는 자신이 잘못했다고 전혀 생각하지 않는 듯했다.
“난 그냥 사실을 말했을 뿐이야. 네 어머니가 감당을 못한 거겠지. 그리고 너 설마 잊었어? 네 어머니가 살아 있을 수 있는 건 내 돈 덕분이야!”
박시아의 뻔뻔함에 나는 이를 악문 채 말했다.
“아쉽게도 난 여자를 때리지 않아. 그렇지 않으면, 널 피투성이로 만들어서 어머니한테 사과하게 했을 거야.”
박시아는 마치 세상에서 가장 큰 웃음거리를 들은 듯 웃었다. 그녀의 눈빛에는 짙은 증오로 가득했다.
“그래서 어쩌겠다는 거야? 현태를 죽였던 것처럼 나도 죽일 거야? 네가 자신을 얼마나 대단하다고 생각하는지 모르겠지만, 넌 평생 하수구에 살 수밖에 없는 더러운 벌레일 뿐이야!”
나는 차가운 웃음소리를 내며 말했다.
“5년 전의 진실, 다른 사람은 몰라도 넌 알잖아. 설마 거짓말을 하도 해대서 너까지 속은 거야?”
말을 마친 나는 몸을 돌려서 응급실 쪽으로 걸어갔다. 어머니는 아직도 응급실에 있었다. 나는 당연히 어머니의 곁을 지켜야 했다.
김아진은 자책하는 표정으로 말했다.
“도준아... 미안해, 괜히 나 때문에... 어머님도 일도 내가...”
나는 김아진이 말을 마치기도 전에 가로챘다.
“쓸데없는 생각하지 마. 네 잘못 아니야. 양심 없는 애가 헛소리를 한 탓이지. 너랑은 상관없어.”
“하아... 어머님은 좋으신 분이니까 분명히 괜찮을 거야. 너도 진정해. 네 건강도 챙겨야 하니까.”
나는 억지로 미소를 지으며 고래를 끄덕였다.
“어머니는 네 덕분에 치료받을 수 있었던 거야. 이따가 내가 설명 잘할게. 나도 어머니도 너한테 고마워해야 하는 입장이니까.”
김아진의 표정은 이제야 약간 풀렸다.
“당연히 도와야 했어. 어머님만 무사할 수 있다면...”
나는 무심코 머리를 돌렸다. 박시아는 아직도 멀지 않은 곳에 서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