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63장
“나이가 들긴 들었는지 이젠 좀 나서고 싶어서요.”
박해일이 넉살 좋게 웃으며 대답했다.
전화기 너머로 신 교수의 호탕한 웃음소리가 들려왔다.
“아람이 인맥 넓혀주려는 게 아니고? 속 깊은 녀석.”
하지만 이내 신 교수의 목소리는 가라앉았다.
“너한테 고맙다... 아람이를 받아줘서. 내가 그때 만약 아람이가 사랑에 이성을 잃을 줄 미리 알았다면, 아람이의 사진을 너에게 보여주지 않았을 거야. 아람이를 너에게 소개도 해주지 않았을텐데….”
“다 지난 일인데요.”
박해일이 담담하게 답했다.
“제가 아람이를 받아들인 것엔 교수님의 아쉬움을 달래드리고 싶은 마음도 있었어요.”
그 누구도 박해일의 스승이 신 교수라는 사실을 알지 못했다. 박해일의 신분 때문에 외부에서는 아무도 모르는 사실이었다.
모두가 고아람이 신 교수의 가장 두터운 총애를 받는 학생이라고 여기고 있지만 사실 박해일이야말로 신 교수의 최애 제자였다.
박해일이 지금 고아람을 받아들이고 그녀에게 기회를 주면서 키우는 것도 신 교수의 소원을 이뤄주고 싶어서였다.
그가 평생 가장 마음에 들어 했던 두 학생 중 한 명은 외부에 알리지도 못했고, 다른 한 명은 남자에 정신이 완전히 팔리다 보니 결국 신 교수는 정식 직함을 잃게 되었다.
“아람인 나를 실망하게 하지 않을 게다.”
신 교수는 여전히 고아람의 능력을 인정하고 있었다.
서지훈에서 크게 데였으니 이제 정신을 차릴 법도 했다.
“그래야죠.”
박해일이 눈동자를 아래로 드리우며 답했다.
“그럼, 잘 부탁하마. 아람이가 졸업하고 나서 실전 경험이 없다 보니 처음엔 일이 그렇게 빨리 손에 익진 못할 거야….”
“잘하고 있어요.”
“그럼, 됐다.”
두 사람은 몇 마디 더 말하고 나서 전화를 끊었다.
한편, 고아람은 홀로 연회장에 들어섰다.
먼저 고아람을 발견한 동문이 옆에 있는 서지훈을 가볍게 툭 치며 물었다.
“저기. 네 와이프. 설마 네 간통 현장 잡으러 온 건 아니지?”
두 사람의 결혼은 모든 사람이 다 알고 있지만 이혼은 두 사람의 가까운 지인들만
Locked chapters
Download the Webfic App to unlock even more exciting content
Turn on the phone camera to scan directly, or copy the link and open it in your mobile browser
Click to copy lin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