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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2장

그렇게 하루 또 하루가 지나다 보니 언제부터인지 생활이 단조로워지기 시작했다. 반복되는 일상에 흥미를 잃어갈 때쯤 여아름이 그의 생활에 불쑥 나타났다. 그는 여아름한테서 지난날의 젊고 생기발랄했던 고아람의 모습이 보였다…. "지훈아, 내가 더 잘할게. 내가 널 더 사랑해서 네가 저 여자를 완전히 잊게 해줄게.” 박유연은 그를 바라보며 입술을 지그시 깨물었다. 그녀의 목소리에 비로소 깊은 사색에서 빠져나온 서지훈은 무심히 화제를 돌렸다. “주얼리는 골랐어? 내가 같이 봐줄게.” 박유연은 고개를 끄덕이고는 불안한 마음에 고아람의 뒷모습을 돌아보았다. 그의 전처가 이렇게 예쁠 거라곤 전혀 예상치도 못했었다. 보아하니 앞으로 더욱 노력해야 할 것 같았다. 그녀는 가능한 한 빨리 서지훈과 공식적인 관계를 확립할 작정이었다. 그녀는 크게 심호흡하며 정신을 바짝 차렸다. 어쩌면 진정한 사랑을 쟁취하기 위한 치열한 방어전을 치러야 할지도 모르니까. 박유연은 서지훈이 파티에서 고아람을 만날까 봐 기어코 같이 가자고 고집을 부렸고 박유연의 난리에 머리가 아팠던 서지훈은 그녀가 하고 싶은 대로 하도록 내버려두었다. 연회장에 화려한 등불이 켜지고 빛과 그림자가 은은하게 흐르는 한편, 중앙에 내리 드리운 샹들리에가 반사하는 우아한 빛은 아름다운 벽화와 어우러져 고전과 현대가 조화를 이루는 예술적인 분위기를 자아냈다. 화려한 의상을 입은 하객들은 저마다 샴페인 잔을 들고 세련되게 꾸며진 연회장을 누비고 다녔다. 담소하는 웃음소리와 밴드의 우아한 멜로디가 교차한다. 서지훈과 독고 교수는 단연 이 파티의 주인공이었다. 두 사람은 등장하고부터 줄곧 주변에, 사람들에 둘러싸였다. 로스쿨 학생이 아니었던 박유연은 그들의 대화 내용을 알아들을 수도 없었거니와 전문 용어들은 듣기만 해도 절로 잠이 쏟아졌다. 그녀는 고아람을 기다리며 30분 동안 억지로 알아듣지도 못하는 대화를 듣다가 고아람이 계속 나타나지 않자 아예 마음을 놓고 마땅한 자리를 찾아 휴대폰을 하며 시간을 보냈다. “언제 또 바꿨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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