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1장
바로 이때 한 남자가 허리춤에서 비수를 뽑아 들었다. 그 비수는 여준수의 가슴팍을 향해 휘둘러졌다.
위험을 감지한 여준수는 덤덤하게 손을 뻗어 막았다. 무릎은 남자의 복부를 향해 가격했다. 깔끔한 동작에 남자는 즉시 바닥에 꼬꾸라져서 일어나지 못했다.
뒤에서 지켜보다가 당황한 남자들은 어찌할 바를 몰라 하면서 외쳤다.
“튀어!”
2초도 되지 않아 그들은 잽싸게 차에 올라탔다. 검은색 승합차는 머리를 일며 멀어져갔다.
이제야 안심한 정은지는 몸에 힘이 풀렸다. 그러자 통증이 서서히 밀려오기 시작했다. 태어나서 처음으로 누군가에게 맞아서 쓰러지는 것이었다. 그녀는 무기력하게 바닥에 쓰러져 있었다.
여준수는 황급히 다가가서 그녀를 부축했다.
“괜찮아?”
그의 시선에 들어온 정은지는 얼굴에 선명한 손바닥 자국을 달고 있었다. 입가에 피까지 흐르는 것이 남자가 인정사정 봐주지 않았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얼굴 말고 몸에도 멍과 상처가 가득했다. 여준수는 이를 바득 갈더니 살벌한 표정을 지었다.
‘빌어먹을 자식들!’
그는 정은지를 훌쩍 안아 올렸다. 그대로 지하 주차장에 있던 차에 태워 병원에 가려고 했다.
다른 사람의 체온이 닿자, 정은지는 벌떡 정신이 들었다. 하지만 상대가 여준수라는 것을 확인하고는 금세 다시 긴장을 풀었다.
조금 전의 일은 지금 다시 생각해도 무서웠다. 그녀는 붉은 눈시울로 여준수를 끌어안고 작은 목소리로 흐느끼기 시작했다.
“준수 씨, 나 너무 무서웠어. 그대로 끌려가서 다시는 준수 씨를 못 만날까 봐 무서웠어.”
그런 상황에서도 자신을 생각했다는 말을 듣고 여준수는 마음이 찡했다. 그래서 그녀의 등을 토닥이며 나지막하게 달랬다.
“괜찮아, 내가 아무도 널 괴롭히지 못하게 할게.”
“응...”
정은지는 크게 머리를 끄덕였다.
두 사람은 금방 병원에 도착했다. 의사는 정은지의 상처를 살펴보며 담담하게 말했다.
“다행히 심한 상처는 아니네요. 연고를 바르고 잘 소독하면 금방 괜찮아질 거예요.”
여준수는 의사의 말을 듣고 나서야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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