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68장
저녁, 어느 5성급 레스토랑.
잔잔한 음악 소리에 공기마저 우아하고 낭만적인 느낌이었다.
여준수가 예약한 곳은 이곳에서 제일 고급스러운 룸이었다.
정은지는 룸에 들어가자마자 깜짝 놀라고 말았다.
‘이렇게 근사한 저녁 식사였다니... 꿈은 아니겠지?’
정은지는 모든 것이 꿈만 같아 여준수를 쳐다보았다.
여준수는 부드럽게 웃으면서 말했다.
“앉아봐.”
더욱 현실로 느껴지지 않았다.
‘설마 나한테 미안해서 이러는 건 아니겠지?’
정은지는 다른 건 몰라도 그날 밤 이후 두 사람의 관계에 미묘한 변화가 발생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여준수가 더는 자신을 거부하지 않는 것 같았다.
이 생각에 정은지는 기쁘기 그지없었다.
그래서 별생각 없이 기쁜 마음에 의자에 앉았고, 여준수도 똑같이 매너를 지키면서 맞은 편에 앉았다.
이때, 잔잔한 첼로와 피아노 연주가 시작되고, 두 사람의 외모는 더욱 빛났다.
정은지는 예쁘다 못해 반짝반짝 빛이 났고, 여준수도 멋있다 못해 인간처럼 느껴지지 않았다.
두 사람은 마치 한 폭의 그림과도 같았다.
이 둘은 서로 잔을 부딪치면서 낭만적이고도 근사한 저녁 식사를 즐기기 시작했다.
...
밥 다 먹고 정은지는 이대로 집에 돌아가기 아쉬워 여준수의 손을 잡고 부근에서 산책하려고 했다.
“곧 가을이 다가오네.”
정은지가 시원한 바람을 느끼면서 감탄했다.
“추워?”
여준수가 바라보면서 담담하게 묻자 정은지는 배시시 웃으면서 고개를 흔들었다.
“시원하기만 해. 괜찮아.”
그러다 어느 한 옷 가게에 있는 마네킹에 시선이 꽂히고 말았다.
디자인이 심플하지만 깔끔한 그레이색 웃옷이었다.
정은지는 이 옷을 보자마자 마음에 들어 흥분하면서 말했다.
“이 옷 너무 예쁘지 않아?”
정은지는 말을 끝내자마자 누구보다도 빠르게 가게 안으로 달려갔다.
여준수는 차마 막을 새도 없이 묵묵히 따라 들어갈 뿐이다.
정은지는 가게에 들어가자마자 아까 그 옷을 앞뒤로 쳐다보더니 손으로 촉감을 느꼈다.
“어머, 센스가 있으시네요. 이 옷은 저희 가게에서 가장 최신 아이템이거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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