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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60장

아주 깔끔한 동작이었다. 은은한 술 향기와 향수 냄새에 정은지는 한순간 정신을 차리지 못했다. “정은지. 도대체 뭐하는 거야?” 여준수는 그녀가 이럴 줄 몰랐는지 멈칫하더니 본능적으로 밀쳐냈다. 정은지는 아무 말 없이 멍하니 그의 입술을 쳐다보았다. 그러다 몇 초 후, 또 한 번 키스했다. 마치 범 무서운 줄 모르는 하룻밤 강아지처럼 말이다. 여준수는 적극적인 그녀의 행동에 자기도 모르게 생리적 반응이 일어나고 말았다. 그래서 결국 참지 못하고 이렇게 진지하게 말했다. “네가 먼저 시작한 거야!” 그렇게 수동적이 아닌 주동적으로 변하고 말았다. ... 두 번째 날 잠에서 깼을 때, 창밖에서 햇살이 비추어 들어왔다. 정은지는 머리가 지끈거리는 느낌에 겨우 눈을 떴다. 힘이 하나도 없었고, 온몸이 쑤시기만 했다. 그러다 이마에 송골송골 땀이 맺히기 시작했다. 여준수도 이 타이밍에 깨어나 뒤돌아 그녀의 고통스러운 모습을 보고 깜짝 놀라면서 냉큼 그녀의 이마에 손을 갖다 댔다. 너무나도 뜨거운 열기에 미간을 찌푸리고 말았다. 여준수는 바로 일어나 옷을 챙겨입었고, 이불을 거두고 그녀에게 옷을 입혀주려고 했다. 그런데 이불을 거두자마자 그녀의 몸 이곳저곳에 어젯밤의 흔적이 남아있는 것을 확인했다. 빨간 키스 자국은 물론 크고 작은 멍든 자국도 있어 마음이 아플 뿐이다. 여준수는 어젯밤 홧김에 했던 행동들이 후회되기 시작했다. ‘어젯밤 그러는 거 아닌데...’ 여준수는 그녀에게 옷을 입혀주고 이은실더러 빨리 의사 선생님을 불러오라고 했다. 잠시 후, 의사 선생님이 구급상자를 들고 허겁지겁 달려왔다. 정은지는 해열제를 먹고, 링거까지 맞아서야 고열이 가시기 시작했다. 여준수는 걱정되어 그녀의 옆을 한시도 벗어나질 못했다. 출근도 안 하고 방에서 정은지만 돌보고 있었다. 이마에 젖은 수건을 얹어주고, 또 열 내리라고 몸까지 닦아주었다. 정은지는 여전히 정신이 혼미한 상태에서 깨어나지도, 제대로 자지도 못했다. 점심시간 때, 여준수는 이은실이 끓여놓은 죽을 들고 2층으로 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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