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61장
제대로 회복하지 못한 정은지는 머리가 어지러운 느낌에 아예 여준수의 어깨에 머리를 기대고 있었다.
물은 계속 흐르고 있었고, 붙어있는 두 사람의 모습은 마치 화보와도 같았다.
여준수가 물을 잠그고 정은지의 이마를 짚더니 물었다.
“괜찮아?”
정은지가 가느다란 목소리로 고개를 흔들면서 말했다.
“괜찮아.”
아무런 핏기도 없이 창백한 얼굴을 보면 너무나도 허약해 보였다.
여준수는 그녀를 안쓰럽게 쳐다보았다.
몇 초 뒤, 여준수는 마른 수건으로 젖은 정은지의 몸을 감싸고 밖으로 데려가 천천히 소파에 앉혔다.
“드라이기 가져올게.”
여준수가 그녀의 젖은 머리를 보면서 말했다.
“괜찮아.”
그제야 정신이 좀 든 정은지는 자기 때문에 온몸이 젖은 여준수를 보면서 말했다.
“준수 씨, 나 신경 쓰지 말고 얼른 따뜻한 물로 샤워나 해. 감기 걸려. 난 수건으로 대충 닦으면 돼.”
그러고 수건 하나를 가져와 머리 물기를 닦기 시작했다.
크게 아프고 나니 힘이 없어 그저 천천히 조금씩 닦을 뿐이다.
여준수가 한참을 바라보더니 더는 못 참겠는지 터프하게 수건을 뺏었다.
“내가 닦아줄게.”
“그런데...”
‘몸이 젖어서 추울 건데...’
그런데 머리에서 전해지는 부드러운 손길에 거절할 수가 없었다.
여준수는 아무 말 없이 부드럽게 그녀의 머리를 닦아주기 시작했다.
정은지는 불현듯 사랑받고 있다는 느낌이 들었다.
‘어제 화난 거 아니었나? 그런데 왜 갑자기 잘해주는 거지? 준수 씨 때문에 내가 아프다고 생각하는 건가? 미안해서 나한테 잘해주려고 하는 건가?’
정은지는 가만히 앉아서 움직이지도 않았다.
굳이 틀린 말은 아니었다.
여준수는 어젯밤 너무 거칠게만 대하지 않았다면 그녀가 아프지도 않았을 거라는 생각에 죄책감을 느끼고 있었다.
정은지는 어릴 때부터 좋은 샴푸를 써서 머릿결이 좋았다.
한참을 수건으로 닦고, 또 드라이기로 한 번 더 말렸다.
여준수는 다 말리고 나서야 욕실로 들어가 샤워도 하고 옷도 갈아입었다.
정은지는 온 하루 죽만 먹었더니 배고픈 느낌에 1층으로 내려가 먹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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