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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34장

안성규는 그녀의 손가락을 따라 파란색 재킷을 입고, 다이아 귀걸이를 한 퇴폐적인 분위기의 남자를 발견했다. 그리고 의아하다는 얼굴로 물었다. “확신해요?” 정은지가 고개를 끄덕였다. “네. 확신해요.” 그녀는 곧장 김서하의 앞으로 걸어가 활짝 웃으며 말을 걸었다. “지금 나와 경기를 같이 하자고요?” 김서하는 조금 놀란 기색이었다. 무료한 마음으로 레이싱 구경 왔다가 자신이 선택받을 줄은 몰랐다. 정은지는 당당하게 그를 향해 고개를 끄덕였다. “네. 그쪽이랑 하고 싶어요.” 김서하는 입을 삐죽였다. ‘그래 뭐 상관없잖아. 어차피 심심했는데.’ 김서하는 태어나길 반항적인 성격이었고 새로운 자극을 사랑했다. 집안의 어른들은 그를 빨리 입대하라고 아우성이었으니 이곳에서 좀 더 시간을 때우는 것도 나쁘지 않았다. 하지만 정은지의 말에 바로 대답하는 건 조금 체면을 구기는 일이었다. 그래서 김서하는 고개를 빳빳이 쳐들고 귀찮다는 듯 대답했다. “날 무슨 사람으로 생각하는 겁니까? 난 그렇게 쉬운 남자가 아니에요. 그쪽이 뭘 해줄 수 있는데요?” 정은지는 그의 말에 웃음을 터뜨렸다. ‘역시 김서하는 이런 맛이지. 쉽게 대답하지 않는다고 해도 나한텐 다 생각이 있어.’ 정은지는 자신이 넘치는 얼굴로 말했다. “우리가 이긴다면 상금 2억을 모두 줄게요. 저는 한 푼도 가지지 않을 겁니다. 어때요?” ‘뭐라고?’ 김서하의 눈이 순식간에 반짝였다. ‘세상에 이게 웬 떡이야?’ 그는 미심쩍은 얼굴로 물었다. “진심이세요?” 정은지는 여전히 활짝 웃고 있었다. “당연하죠!” “그럼 그렇게 하죠. 절대 말을 번복하면 안 돼요.” 김서하는 바로 시원하게 대답했다. 오기에 넘치는 그 얼굴에 정은지는 왠지 모르게 자신이 넘쳤다. 경기 시작 전부터 승리를 따 놓은 듯한 기분이 들었다. 그리고 두 사람을 지켜보고 있던 고하준의 얼굴은 어느새 잔뜩 구겨졌다. 정은지도 고하준의 발견했으나 속으로 비웃으며 못 본 척 지나쳤다. 그녀가 안성규를 향해 말했다. “안성규 씨, 저는 이미 파트너 선택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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