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6장
...
정은지는 고하준이 제발 알아서 물러나길 바랐지만, 그는 오히려 더 가까이 다가왔다.
“아무리 많은 여자가 대시해도, 제 마음속에는 은지 씨뿐이에요.”
고하준은 말하며 다시 정은지의 부드러운 손을 꼭 잡았다.그러면서 속으로 생각했다.
‘은지 씨의 손은 정말 부드럽고 향기롭네.’
하지만 정은지는 더 이상 참을 수 없었다. 그녀는 단호하게 그의 손을 뿌리치고 얼굴을 찌푸리며 말했다.
“고하준 씨, 제발 함부로 제 몸에 손대지 마세요!”
고하준은 오히려 태연하게 웃으며 대꾸했다.
“은지 씨, 연기 그만해요. 은지 씨도 실은 즐기고 있잖아요? 아마 꿈에서도 제가 이렇게 가까이 다가오길 바랐겠죠? 은지 씨 소원 아니었어요?”
그 순간, 정은지는 어처구니가 없어서 웃음이 나올 지경이었다.
“미쳤어요? 고하준 씨, 제발 자아도취 좀 그만해줄래요? 제가 언제 그쪽을 좋아한다고 했는데요? 대체 어디서 그런 헛소문을 들은 거죠? 하루빨리 이비인후과나 정신의학과에 가보는 게 좋겠어요.”
정은지는 정말로 어이없었다.
‘집에 여준수 같은 완벽한 남자를 놔두고 내가 너 따위를 좋아할 리가?’
그녀는 고하준에게 더 이상 신경 쓰지 않고 자리에서 일어나 화장실로 향했다. 화장실에 들어가서는 급하게 손을 씻기 시작했다. 물을 최대한 ‘콸콸’ 틀고, 핸드워시를 듬뿍 묻혀서 고하준이 만졌던 손을 문질렀다.
고하준의 손길이 생각날 때마다 정은지는 더더욱 역겨움을 느꼈다. 그래서 손을 몇 번이고 씻어냈다.
정은지는 손을 씻으면서 속으로 화를 삭였다.
‘고하준, 정말 제정신이 아닌가 봐. 자기가 무슨 대단한 사람이라고 생각하는 거야? 마치 세상의 모든 여자가 그를 떠날 수 없는 것처럼 말이야.’
겉층 피부가 거의 벗겨질 정도로 씻은 후에야, 정은지는 그만두었다. 화장실에서 나왔을 때, 고하준은 여전히 그 자리에 있었다. 하지만 다행히도 점원들이 그녀의 음식을 모두 포장해 두었다.
정은지는 고하준을 무시하고 음식들을 들고 가게를 떠났다.
고하준은 자기를 무시하는 정은지의 태도에 얼굴이 어두워지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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