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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4장

여준수가 한아진의 말을 듣고 고개를 끄덕였을 때 한아진은 깜짝 놀랐다. ‘세상에!’ 한아진의 마음은 순간적으로 기쁨에 가득 찼다. ‘준수 씨가 내 제안에 동의한 거야? 혹시 이거... 나랑 단둘이 시간을 보내고 싶어 한다는 신호 아니야? 준수 씨가 말로는 표현하지 않았지만 혹시 마음속에 내가 조금이라도 자리 잡고 있었던 건 아니냐고...’ 이렇게 생각하자 한아진은 너무 기쁜 나머지 심장이 터질 것만 같았다. 머릿속은 마치 수많은 불꽃놀이가 한꺼번에 터지는 듯 찬란하게 빛나고 있었다. 눈부시게 화려한 순간들이 계속 이어졌다. 하지만 그때, 여준수가 고개를 돌려 자신의 비서 서달수에게 말했다. “서 비서, 한아진 씨가 방금 말한 거 들었지? 이 일을 서 비서가 맡아서 한아진 씨와 논의해. 난 차 타고 혼자 돌아가면 돼.” 그 말을 듣자마자 한아진의 얼굴은 순간적으로 굳어버렸다. ‘이게 무슨 뜻이지? 분명 같이 식사하자는 말에 고개를 끄덕였는데? 설마 내가 또 혼자 착각한 거야?’ 그 순간, 서달수가 공손하게 여준수에게 고개를 끄덕이고는 한아진에게 다가왔다. “괜찮으시면 안으로 들어가 앉아서 천천히 이야기 나눌까요?” 서달수는 예의 바르게 말했다. 하지만 한아진은 그 말을 들은 척도 하지 않고 그저 여준수가 떠나는 모습을 멍하니 바라보고 있었다. 곧 여준수는 늘씬한 몸을 움직여 차 문을 열고 탑승했다. 그리고는 차를 몰고 떠나며 한 번도 뒤를 돌아보지 않았다. 그 모습을 본 한아진은 눈빛이 매섭게 변한 채로 이를 악물었다. 마음속에는 분노와 아쉬움이 가득했다. “시간이 늦었으니 더 이상 지체하지 마세요.” 서달수는 그녀를 재촉했다. 한아진은 원래부터 여준수와 함께 있고 싶었기 때문에 서달수와 함께 시간을 보낼 마음은 전혀 없었다. 때문에 억지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죄송해요. 갑자기 몸이 좀 안 좋아져서 먼저 가볼게요.” 말을 마친 한아진은 속으로 분을 삭이며 자리를 떠났다. 그녀가 멀어지는 뒷모습을 바라보던 서달수의 입가에는 비웃음이 살짝 번졌다. ‘누가 봐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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