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45장

여준수는 이미 집에 돌아와 거실 소파에 앉아 저녁을 기다리고 있었다. 곧 집에 돌아온 정은지는 그를 보자마자 환한 미소로 인사를 건넸다. “준수 씨, 나 왔어.” 여준수는 고개를 들어 그녀를 한 번 보고는 담담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정은지는 빠르게 가방을 테이블 위에 내려놓더니 갑자기 여준수에게 다가가 고양이처럼 그의 얼굴에 머리를 비볐다. “저녁 먹었어?” 순간 몸이 굳어지며 여준수는 마치 유령이라도 본 듯 어색하게 옆으로 조금 자리를 옮겼다. “아니.” 정은지는 그가 옆으로 조금 비키자 바로 다시 다가갔다. “그럼 배고프지 않아?” 여준수가 지금 생각하는 건 배고픔이 아니라 정은지의 갑작스러운 행동이었다. ‘오늘 갑자기 왜 이러는 거야? 돌아오자마자 이렇게 다가오는 건 확실히 평소와는 다른데...’ 여준수는 다시 조금 더 옆으로 물러나며 담담하게 말했다. “괜찮아. 아줌마가 요리하고 있으니까 조금 있으면 먹을 수 있을 거야.” 그러자 정은지는 갑자기 씩 웃으며 말했다. “그럼 오늘 내가 요리해줄까?” 그 말을 들은 여준수는 잠시 멍해졌다. “뭐라고?” 정은지는 활짝 웃으며 자리에서 일어섰다. “기다려 봐. 내가 요리해줄게. 어디 내 실력 한번 보라고.” 그 말을 남기고 정은지는 바로 부엌으로 들어갔다. 여준수는 그녀의 뒷모습을 보며 뭔가 이상하다는 생각을 떨칠 수 없었다. ‘왜 갑자기 이렇게 살갑게 구는 거지? 혹시 또 무슨 속셈이 있는 건 아닐까?’ 이은실도 예상치 못한 듯 정은지가 부엌으로 들어오자 깜짝 놀라 물었다. “사모님? 여긴 왜 오셨어요?” 하지만 정은지는 아무 말도 하지 않고 바로 앞치마를 찾아 매기 시작했다. 그러고는 능숙하게 소매를 걷어붙이며 본격적으로 요리를 시작하려는 모습을 보였다. 이은실은 궁금함을 참지 못하고 물었다. “사모님, 무슨 일로...?” “아직도 모르겠어요? 오늘은 제가 요리할 거예요. 아줌마, 오늘은 좀 쉬시고 저 좀 도와줘요.” 정은지는 상냥하게 미소를 지으며 이렇게 말했다. 그리고는 진지한 모습으로 흰 무 하나를 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