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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9장

“네가 행복하기만 하다면 네가 나한테 무슨 짓을 해도 상관없어.” 이렇게 말하며 한아진은 눈물을 글썽이더니 정은지의 손을 붙잡았다. 정은지는 냉소를 지으며 속으로 생각했다. ‘이런 동정심을 유발하는 수법... 진짜 질리지도 않나?’ 하지만 아쉽게도 그런 가식적인 연극을 정은지는 이제 진작에 간파했고 더는 한아진과 놀아줄 인내심도 없었다. “이미 말했잖아. 네가 한 짓이 너무 지나쳤다고. 난 지금 널 용서할 수 없어. 이해 못 하겠어?” 정은지는 한아진을 짜증스럽게 쳐다보며 아주 혐오하는 듯한 말투로 말했다. 그 말을 들은 한아진은 금세 상처받은 척하며 말했다. “은지야, 제발 그렇게 하지 마... 나 정말 진심으로 사과하고 있잖아. 앞으로는 절대 이런 일 없을 거야. 그러니까 제발 나를 용서해줘, 응?” 말을 함과 동시에 한아진은 애교를 부리며 정은지의 팔을 흔들었다. 예전 같았으면 정은지는 일찍이 한아진을 용서해줬을 것이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지금의 정은지는 더 이상 예전의 정은지가 아니었다. 눈꼴 시리다는 듯이 한아진을 바라보며 정은지는 얼굴을 찌푸리고 불쾌하게 말했다. “할 말은 다 했으니까 인제 그만 귀찮게 굴어!” 그렇게 말하며 정은지는 힘껏 한아진의 손을 뿌리쳤다. 그러자 한아진은 뒤로 비틀거렸다. 그리고 동시에 눈동자를 굴리더니 갑자기 바닥에 주저앉았다. “아! 아파. 은지야, 너 왜 이래...” 넘어진 후, 한아진은 놀란 표정으로 정은지를 쳐다보며 마치 정은지가 일부러 자신을 밀어 넘어뜨린 것처럼 보이려 했다. 정은지는 순간 당황했다. ‘그렇게 세게 민 것도 아닌데... 그 틈을 타서 바닥에 넘어진 척을 해? 능청스럽기가 짝이 없네.’ 그때 교실 문 앞에 있던 한 남학생이 이 장면을 보고 급히 뛰어 들어왔다. “아진아, 괜찮아? 빨리 일어나. 많이 아파?” 그 남학생은 먼저 한아진을 일으켜 세우며 걱정스러운 눈빛을 보냈다. 그리고는 갑자기 정은지를 향해 화난 눈빛으로 쏘아보며 말했다. “정은지! 너 아진이한테 어떻게 이렇게 대할 수 있어?”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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