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05장
말로는 자겠다고 했지만 곁에 여준수가 누우니 잠기운은 이미 사라진 지 오래였다.
조용한 방안, 정은지는 커다란 눈만 껌벅였다.
한편, 여준수는 술을 마셔서인지 곧 잠 들었고 얼마 지나지 않아 고른 숨소리가 들려왔다.
그런 그의 숨소리를 ASMR 삼아 잠을 청해 보려 했지만 정은지는 동이 틀 때에야 겨우 잠에 들 수 있었다.
한 2시간쯤 잤을까. 노크 소리가 그녀의 잠을 깨웠다.
옅게 잠들었던 정은지가 먼저 눈을 번쩍 떴다.
다른 사람이 잠 깨우는 걸 세상에서 가장 싫어하는 그녀가 짜증을 내기도 전에 정희수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언니, 그만 자고 내려와. 아침 먹어야지. 상다리가 부러지겠어.”
달콤한 목소리였지만 정은지는 그저 이 상황이 성가실 뿐이었다.
‘저게 미쳤나. 자기가 언제부터 내 아침을 챙겼다고.”
이때 정희수의 목소리가 계속하여 들려왔다.
“형부도 얼른 내려와서 같이 들어요. 엄마, 아빠도 기다리고 계세요.”
그 목소리에 눈을 뜬 여준수도 미간을 살짝 찌푸렸다.
어제 역시 늦게 잠든 데다 알코올 때문인지 숙취로 머리가 지끈거렸다.
잔뜩 불쾌한 표정으로 벌떡 일어난 정은지는 결국 욕실로 들어갔다.
“윽...”
잠시 후, 옷을 갈아입던 정은지가 손 때문에 살짝 미간을 찌푸렸다.
고개를 돌린 여준수의 시야에 옷을 반쯤 입은 채 손을 부둥켜안고 있는 정은지의 모습이 보였다.
“도와줄게.”
하지만 정은지는 한 발 뒤로 물러섰다.
“싫어.”
“그럼 저기 기다리고 있는 사람더러 도와달라고 할 거야?”
‘기다리고 있는 사람이라고 하면 정희수? 그건 싫지.’
아직 냉전 중이긴 하지만 정희수보다는 여준수가 낫겠다 싶어 결국 고개를 끄덕이는 수밖에 없었다.
여준수는 꽤 부드러운 손길로 정은지를 도와 옷을 입혀주었다.
커다란 손이 정은지의 몸에 닿을 때마다 그녀는 볼을 붉혔지만 여준수는 그런 그녀의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옷을 입히는 데만 집중했다.
“다 됐다. 내려가자.”
쑥스러운 듯 고개를 끄덕인 정은지가 먼저 방문을 나섰다.
1층으로 내려가 보니 정태성, 전미현,
Locked chapters
Download the Webfic App to unlock even more exciting content
Turn on the phone camera to scan directly, or copy the link and open it in your mobile browser
Click to copy lin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