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04장
“손은 좀 어떻습니까?”
여준수의 질문에 정태성이 어깨를 으쓱했다.
“뭐 어떻게 싸웠는지 몸에 긁힌 흔적도 많고 손목도 탈골돼선 붕대까지 감고 왔더라. 괜찮아. 젊은 애라 며칠 뒤면 괜찮아질 거야.”
이에 여준수는 안심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이던 그때, 정태성이 문득 물었다.
“올라가 보지 그래. 아니, 그냥 오늘 여기서 자고 가. 애가 커서 이젠 아빠로서 위로해 주지 못할 일도 있고 이럴 땐 남편이 최고야.”
잠깐 망설이던 여준수가 고개를 끄덕였다.
...
한편, 방 안, 잠이 올 리가 없는 정은지는 그저 침대에 누워 눈을 껌벅이고 있을 뿐이었다.
이때 복도에서 발걸음 소리가 들려오자 정은지는 잔뜩 긴장한 얼굴로 눈동자를 굴리기 시작했다.
‘뭐야? 설마 여준수는 아니겠지?’
이에 정은지는 바로 눈을 감고 자는 척 연기를 시전했다.
같은 시각, 문을 열고 들어온 여준수는 잔뜩 움츠린 채 자는 척을 하고 있는 정은지를 바라보곤 피식 웃음을 지었다.
‘하여간 연기도 어색해. 이렇게 잔뜩 긴장하고 자는 사람이 어딨어.’
하지만 여준수는 말없이 침대맡에 앉아 자는 척하는 정은지의 얼굴을 바라보기 시작했다.
여준수가 다가오는 걸 느낀 건지 정은지의 눈꺼풀이 파르르 떨리기 시작했다.
“연기 그만하지.”
여준수가 먼저 입을 열었다.
“안 자는 거 다 알아.”
‘윽, 들킨 건가?’
뒤늦게 밀려드는 창피함과 함께 정은지 역시 눈을 뜨곤 여준수를 바라보았다.
“여긴 왜 왔어?”
정은지가 최대한 무덤덤한 목소리로 물었다.
‘그래. 이게 정은지지. 무슨 일이든 항상 무덤덤하고 아무것도 신경 쓰이지 않는다는 저 태도...’
이에 여준수의 마음은 왠지 모르게 조금 불편해졌다.
“손은 좀 괜찮아?”
“걱정이 되긴 해?”
정은지가 바로 물었다.
이에 표정이 살짝 어두워진 여준수가 단호하게 대답했다.
“당연하지.”
순간 정은지는 가슴이 철렁 내려앉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
저녁 내내 좋지 않았던 기분이 그의 말 한마디에 좋아졌기 때문이었다.
“괜찮아.”
정은지는 훨씬 누그러진 말투로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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