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03장
‘여준수가? 왜?’
움찔하던 정은지가 자리에서 벌떡 일어섰다.
“아빠, 나 피곤해서 그런데 이만 올라가 볼게. 아빠도 일찍 주무셔.”
말을 마친 정은지는 바로 2층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이유 모를 짜증 때문에 여준수의 얼굴을 마주하고 싶지 않았던 정은지는 부리나케 계단을 밟기 시작했다.
딸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입을 열려던 정태성은 결국 한숨을 내쉬었다.
‘휴, 저 성질을 누가 말려.’
그리곤 결국 혼자 여준수를 맞이했다.
문이 열리고 여준수는 일단 예의상 정태성에게 인사를 건넸다.
“아버님.”
“얼른 들어와.”
여준수를 집으로 들이며 정태성이 말했다.
“이 밤에 여기까지 왔어. 미안하게 참.”
“아니에요. 제가 더 신경썼어야 했는데 은지 다치게나 하고 이대로 자도 제 마음이 불편했을 겁니다.”
무덤덤하지만 진심 어린 말에 정태성은 여준수의 얼굴을 다시 찬찬히 살펴보았다.
‘참 보면 볼수록 괜찮단 말이지. 이 밤에 여기까지 달려온 걸 보면 은지를 진심으로 좋아하는 것 같기도 하고.’
“아버님, 은지는요?”
거실을 쭉 훑어본 여준수는 결국 정은지의 모습을 발견하지 못하고 정태성에게 물었다.
“피곤하다고 먼저 방으로 올라갔어.”
뭔가 피하기라도 하듯 부랴부랴 2층으로 올라가던 그녀의 모습을 떠올린 정태성은 의미심장한 표정을 지었다.
‘설마 둘이 다투기라도 한 건가?’
이때 고개를 홱 돌린 정태성이 꽤 진지한 얼굴로 입을 열었다.
“준수야, 일단 나랑 얘기 좀 하자. 앉아.”
정태성이 먼저 소파에 앉자 여준수도 군말 없이 옆에 자리를 잡았다.
그리고 한숨을 푹 내쉰 정태성이 의미심장한 목소리로 말했다.
“준수야, 내가 우리 은지를 너무 오냐오냐 키워서 그런지 어렸을 때부터 보통 여자애들과 다르게 장난도 심하고 얌전한 멋도 없지만 마음만은 착한 애야. 가끔은 자기 마음을 표현하는데 서툴러서 좀 과격하게 나올 때도 많지만 알고 보면 여린 애기도 하고. 앞으로 은지한테서 부족한 점이 많이 보이더라도 네가 이해하고 품어주길 바란다.”
이에 여준수가 피식 웃었다.
“그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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