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82화
CBD의 빌딩 밖은 차량이 쉴 새 없이 오가고 바쁘게 움직이는 직장인들로 붐볐다.
“선배, 아까 그 사람이 누군지 안 궁금해요?”
안희연은 강휘현이 아무 말도 하지 않자 고개를 돌리고 물었다.
“네가 말하고 싶지 않다면 안 물어.”
사실 강휘현은 이미 알고 있었다.
그날 안희연이 그 남자와 함께 먹자골목을 찾았을 때, 누군가 몰래 찍은 두 사람의 사진을 그에게 보내줬다.
비록 사진 속에는 남자의 뒷모습뿐이었지만 잘못 볼 리가 없었다.
그 남자의 외모는 너무나도 뛰어나서 안희연 옆에 서 있는 것만으로도 ‘잘 어울린다’라는 말이 떠오를 정도였다.
놀라웠던 건, 그 사람이 바로 고성 그룹의 대표라는 사실이었다.
“전에 얘기했던, 곧 헤어질 거라는 그 사람이에요.”
안희연은 멀지 않은 곳에 있는 소나무를 바라보며 말했다.
강휘현은 잠시 멍하니 서 있었다. 안희연이 먼저 말을 꺼낼 줄은 몰랐기 때문이다.
그는 아름다운 그녀의 옆모습을 바라보며 말했다.
“미안해. 너한테 아픈 기억을 떠올리게 했네.”
안희연은 피식 웃으며 말했다.
“제가 먼저 꺼낸 얘기잖아요. 선배가 왜 사과하는 거예요?”
“사귀었다는 건 좋아했다는 뜻이고, 헤어진다는 건 상처받았다는 뜻이잖아. 만약 내가 아니었다면 넌 그런 기억을 떠올리지 않았을 거니까.”
안희연은 그를 바라보다가 잠시 넋이 나갔다.
강휘현의 등 뒤로 내리쬐는 햇살에 그의 얼굴은 역광에 희미하게 가려져 있었다. 그 순간, 안희연은 문득 또 다른 누군가의 모습이 겹쳐 보였다.
“희연 후배?”
강휘현은 심장이 덜컥 내려앉았다.
“왜... 그렇게 봐?”
안희연은 고개를 저으며 생각을 떨쳐내고 웃어 보였다.
“선배를 보면 예전에 알고 지냈던 오빠가 떠올라요. 두 사람 닮았어요. 사람을 먼저 배려하고 온화하고 선한 본성을 가진 사람이에요.”
“오빠?”
“네. 몇 년 전에 세상을 떠났어요.”
...
고성 그룹.
주성빈은 재빨리 강휘현의 정보를 찾아냈다.
“고 대표님, 강휘현은 남성 강씨 가문의 외동아들입니다. 현재 제도대학교 생명공학과 4학년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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