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7화
의사는 다시는 물에 닿으면 안 된다고 신신당부했다.
안희연이 순순히 답했지만 나미래는 여전히 걱정되어 며칠 동안 집에 가지 않고 안희연과 함께 지내기로 했다.
“진짜 괜찮아. 너 계속 집에 안 들어가면 하정찬 씨가 불만을 품을 거야.”
안희연은 자신이 나미래 부부의 정상적인 부부 생활을 방해하는 것 같았다.
“난 그 남자가 몇 개월 동안 집에 돌아오지 않아도 뭐라고 안 했는데 자기가 뭐라고 나한테 말하겠어?”
나미래가 퉁명스럽게 말했다.
쇼윈도 부부가 서로의 일상까지 통제하는 건 선을 넘지 않았나.
두 사람이 안희연의 아파트로 돌아왔을 때는 자정이 다 되어가고 있었다.
띠링.
엘리베이터 문이 열리고 나미래와 이야기를 나누던 안희연은 복도에 퍼진 진한 담배 냄새를 맡고는 잠시 멈칫했다.
고현준이 오른손에 담배를 든 채 집 앞에 서 있었는데 기골이 장대한 체격이 매우 위압적이었다.
남자의 시선은 안희연에게 2초간 머물렀다가 나미래를 흘깃 쳐다보고는 다시 안희연에게로 돌아왔다.
경비원은 대체 일을 어떻게 하는 건지, 아무 상관 없는 사람이 자꾸만 함부로 들어오니 안희연은 신고라도 하고 싶었다.
고현준과 대화하고 싶지 않았지만 남자가 집 문에 기대고 있어 문을 열 수가 없었다.
두 사람은 몇 미터 떨어진 거리에 멈춰 서서 서로를 바라보기만 했다.
안희연이 담배 냄새를 견디지 못하고 기침을 두 번 심하게 하자 남자는 담뱃불을 끄고 담배꽁초를 쓰레기통에 던졌다.
그는 긴 다리로 성큼 다가왔다.
“희연아, 얘기 좀 해.”
안희연은 거부감을 잔뜩 내비쳤다.
“난 당신 변호사랑만 얘기할 거야.”
고현준이 안희연 앞으로 걸어가려는 순간 나미래가 한 발 나서서 안희연 앞을 막고는 입꼬리만 살짝 올렸다.
“고 대표님, 못 들었어요? 왜 자꾸 강요하시지?”
“나미래 씨는 남의 부부 일에 참견하는 게 취미인가?”
평소엔 그래도 나미래에게 예의를 차렸던 고현준도 오늘만은 예외였다.
말하며 그는 나미래를 두어번 쳐다볼 뿐 시종일관 안희연에게 시선을 고정하고 있었다.
나미래는 팔짱을 낀 채

Locked chapters
Download the Webfic App to unlock even more exciting content
Turn on the phone camera to scan directly, or copy the link and open it in your mobile browser
Click to copy lin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