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8화
밑에서 기다리던 주성빈은 고현준이 혼자 내려올 줄은 몰랐다.
위층을 보니 안희연의 집 창문에는 이미 불이 켜져 있었다.
고현준은 담배에 불을 붙이고 피우기 시작했다.
평소엔 담배를 즐겨 피우지 않는 그가 유독 기분이 안 좋을 때만 담배를 피웠다.
주성빈은 잠시 고민하다가 솔직하게 말했다.
“대표님, 방금 알아보니까 사모님께서 화상 흉터 치료를 받으러 갔더라고요. 의사한테 물어보니까 상처에 물이 닿았다고...”
담배가 고현준의 손끝에서 툭 부러졌다.
...
아파트는 조용했다.
불을 켜는 안희연의 뒷모습이 쓸쓸해 보여 나미래는 그녀를 안아주었다.
안희연은 창밖을 바라보며 다소 어눌한 목소리로 말했다.
“미래야, 난 괜찮아. 그냥 좀 피곤해서 그래.”
“알아.”
나미래는 그녀의 등을 살며시 토닥였다.
“이해가 안 되네. 대체 왜 날 찾아온 거야? 이미 떠났으면서 왜 다시 찾아오냐고.”
안희연이 피식 웃으며 하는 말에 나미래는 대답하지 않았고, 할 수도 없었다.
대답을 바라고 하는 말이 아니라는 걸 잘 안다.
무슨 대답을 하든 이 일의 핵심은 고현준이 안희연을 버리고 안수지에게 갔다는 거다.
몸을 함부로 다루지 않았던 안희연은 다음날 일찍 한 병원으로 가서 검사받는데, 병원을 나서기도 전에 고나현으로부터 한 통의 전화를 받았다.
“언니, 어디예요? 퇴원하는데 왜 나한테 말도 안 했어요.”
누가 남매 아니랄까 봐 말하는 게 똑같다.
“내가 퇴원하는데 왜 아가씨한테 말해요?”
안희연은 사실 고씨 가문 사람들과 지나치게 엮이고 싶지 않았다.
“어머! 엄마도 안 믿어주는 날 유일하게 믿어준 게 언니인데 고마움의 표시로 내가 쇼핑 좀 시켜줄게요!”
고나현이 잔뜩 신이 나서 말하자 안희연은 쇼핑을 좋아하지 않는다며 에둘러 거절했다.
그러자 고나현이 곧바로 애교를 부렸다.
“이번 한 번만요! 제발요. 안 그러면 내 마음이 불편해요.”
마음이 불편하다는 말에 줄곧 얽매여 살았던 안희연은 더 이상 거절할 수 없었다.
약속 장소는 최고급 쇼핑센터였고 근처에는 마침 나미래가 담당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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