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7화
“아가씨.”
안희연이 인사를 건넸다.
고나현은 고현준의 사촌 동생 중 한명으로 안희연이 고씨 가문에 왔을 때는 학교에 다니고 있었다. 3년 전 결혼할 때 딱 한 번 만났는데 공부를 못하고 별로 똑똑하지 않았던 걸로 기억한다.
“엇, 희연 언니?”
고나현은 당황한 듯 고개를 기울여 안희연을 바라보았다.
“오빠랑 이혼하는 거 아니었어요? 왜 아직도 여기 있어요?”
안희연은 문득 무언가 떠올랐다.
“기억났어요. 그 레스토랑에서 알바했었죠?”
고나현이 안희연을 노려보며 삿대질했다.
“아니에요. 그 입 다물어요!”
절대 서빙 알바를 했다는 창피한 일을 말할 수 없었다. 시험을 망치고 용돈도 떨어져서 접시를 나를 때 일부러 못생기게 화장했는데, 얄미운 안희연이 알아볼 줄이야.
“고나현!”
고현준의 목소리가 살짝 가라앉았다.
단순히 진지하게 이름을 불렀을 뿐인데 고나현은 메추라기처럼 움찔하며 조심스러우면서도 내키지 않는 듯 안희연을 슬쩍 볼 뿐 더 소란을 피우지 못했다.
“어머, 현준이가 아내를 많이 챙기네. 나현이가 희연이한테 농담하는 것뿐인데 아내 대신 겁주는 거야?”
하늘색 개량 한복을 입은 여자가 나와서 고나현을 뒤로 끌어당기며 안희연을 웃는 얼굴로 바라보았다.
하지만 그 미소는 어딘가 사람을 불편하게 했다.
“숙모님.”
안희연이 정중하게 인사를 건넸다.
고씨 가문 둘째네 권혜수는 자기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딸에 대한 보호본능이 강하기로 악명이 높았다.
그녀는 가식적인 미소를 지으며 안희연을 향해 고개를 끄덕이고는 고현준에게 말했다.
“현준아, 빨리 들어와. 할아버지 할머니가 너 기다리고 계셔. 우리가 다 모여도 너 하나를 못 이긴다.”
안희연은 비아냥거리는 그녀의 말이 듣기 거북했다.
고나현이 콧방귀를 뀌며 끼어들었다.
“맞아요. 오빠는 할아버지, 할머니가 직접 키워서 우리 같은 손자 손녀들과는 다르죠.”
권혜수는 입을 다물라는 듯 딸을 슬쩍 보았다.
“...”
순간 고나현이 고현준을 대변하는 건지, 아니면 어머니와 함께 고현준을 비꼬는 건지 알 수가 없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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