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62장
그녀는 일부러 당당하게 굴었지만 어떤 건 완전히 숨겨지지 않았다.
그런 만들어낸 오만함과 자존감, 두 눈에 담긴 그런 바위를 맞추듯 친근하게 굴려는 열정을 숨기지 않았다.
그런 점잖은 기생오라비의 이미지를 판에 박은 듯 생생하게 그려냈다.
초림은 곧바로 미간을 찌푸렸다. 그들 같은 사람들은 이렇게 일부러 잘 보이려고 하고 비위를 맞추려 하는 사람을 너무 많이 봤다. 이렇게 아부를 하면서도 고고한 척하는 사람을 그는 업신여겼다.
경도준은 고하진이 건네 명함을 확인했다.
“송지훈?”
그의 시선이 이내 고하진의 얼굴로 향했다. 이 얼굴에서는 여성스러움은 조금도 없었다.
경도준의 깊이를 알 수 없는 우물같은 눈동자는 사람을 부르르 떨게 만들었다.
“송지훈 씨, 방금 몇 층에 가셨죠?”
고하진은 망설임 없이, 의아함 없이 대답했다.
“2층이요.”
경도준은 안색 한 번 바꾸지 않고 계속 물었다.
“무슨 업무를 보셨죠?”
고하진은 여전히 자연스럽게 빠르게 대답했다.
“부동산 명이 이전 문제를 상담했습니다.”
“몇 번 창구에서요?”
경도준의 질문은 점점 더 빨라지고 날카롭게 그녀를 몰아붙였다.
만약 장소만 달랐다면 고하진은 정말 그에게 엄지를 세워주고 싶었다. 심문의 고수가 따로 없었다.
다만 심문을 받는 것은 그녀라 기분이 그다지 좋지 않았다. 하지만 지금은 묻는 말에 대답을 하는 수밖에 없었다.
“5번이요.”
“진구야, 2층 5번 창구로 가서 알아봐.”
경도준은 그제야 고하진에게서 시선을 돌렸다.
그녀의 대답에는 아무런 이상도 없었지만 그래도 확인을 해 봐야했다.
고하진은 정말로 화들짝 놀랐다. 미친, 젠장, 경도준은 정말로 너무했다.
이렇게까지 할 거 있나? 이렇게 결연할 것 있나?
이건 정말 물러날 곳을 조금도 주지 않는 것이었다.
정말이지 경도준의 치밀한 속내에 겁이 다 날 정도였다.
고하진은 몰랐겠지만 이게 바로 경도준의 스타일이었다.
다만 그녀의 일에 대해서는 변태 수준으로 엄밀했다.
경도준이 그녀를 부른 건 그녀를 떠보는 것이었다.
보자마자 막지 않았던 것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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