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61장
마치 방금처럼, 초림 때문에 경도준의 시선에 담겨있던 의심이 조금 거둬졌다.
물론 그녀는 초림보다 한발 먼저 엘리베이터를 나왔을 때 조금도 긴장하지 않고 조금도 피하지 않고 조금도 뜨끔해하지 않고 조금도 망설이지 않았다.
그녀는 그렇게 경도준을 마주하며 걸어 나왔다.
비록 겉으로는 아무런 감정적 변화가 없었지만 그녀는 잘 알고 있었다. 이렇게 하였으니 자신을 향한 경도준의 의심이 일부분 줄었다.
그렇게 한차례 한 차례의 안배에 따라 주도권은 그녀의 손에 있었다.
그러니 지금은 경도준이 노려본다고 해도 고하진은 스스로에게 너무 걱정하지 말라고 했다. 그저 경도준이 억지로 그녀를 잡고 몸수색만 하지 않는다면 아무런 문제도 없었다.
그녀는 경도준이 그 정도 변태는 아닐 거로 생각했다.
초림은 경도준이 자신과 함께 내려온 기생오라비를 뚫어지게 쳐다보는 걸 보자 입꼬리가 떨렸다.
“형, 저 사람은 왜 보는 거야? 저 사람은 남자야, 남자, 절대로 저 사람일 리가 없지.”
경도준이 여전히 그 기생오라비를 보고 있으니까 초림도 고하진을 보며 위아래로 훑어보다 입꼬리를 올렸다.
“형, 절대로 아니야. 닮은 데가 한 군데도 없어. 헤어스타일도 다르고 옷도 다르고 바지도 다르고 신발도 다르고 키도 다륻데? 물론 얼굴도 완전히 달라. 제일 중요한 건 성별이고.”
고하진은 속으로 미소를 흘렸었다. 역시 초림을 설계하는 건 틀리지 않았다. 역시, 초림은 그녀의 ‘편’을 들어주지 않았던가.
초림은 경도준의 형제였고 가장 중요한 것은 초림은 그녀를 만난 적이 있었기에 경도준은 초림의 말을 들었다.
고하진은 자신이 완전히 안전하게 떠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기에 계속해서 당당하게 밖으로 향했다.
“잠깐.”
다만 고하진이 막 경도준의 근처를 지나갔을 때, 딱 세 걸음 걸었는데 경도준의 낮은 목소리가 등 뒤에서 울렸다.
고하진은 심장이 덜컹 내려앉았다. 설마? 결국에는 들킨 걸까?
경도준이 이런 것도 알아챈다고? 이런 것도?
대체 어디에 문제가 생겼길래 경도준에게 들킨 걸까?
분명 모든 스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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