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3장
다들 진씨네 집안에서 이 상황을 벌였다는 걸 잘 알고 있었다.
그리고 진 여사의 짓이 틀림없다는 걸 너무나도 뻔히 알고 있으니 고하진이 철저히 끝장이 났다고 확신하는 것이었다.
이런 상황에서 멍청하기 짝이 없는 고하진이 어떻게 살아남을 수가 있겠는가!
현장에 있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신과 무관한 일들에 대해 그저 재미 삼아 구경하고 있는 중이었다.
이익이 최우선인 상업 계층에서는 인정이나 동정이라고는 거의 찾아볼 수가 없다.
진우빈은 마침내 이 멍청하고도 메스꺼운 여자를 벗어날 수 있다는 생각에 흥분이 곧 튀어나올 직전이었다.
고진그룹도 손에 넣었는데 더 걱정할 일이 뭐가 있겠는가!
어머니의 능력을 잘 알고 있는 그는 이따가 고하진이 엄청 비참해질 거라 예상하고 있었다.
현장에 있는 사람들은 고하진의 반응을 살폈다.
고하진이 대체 어떤 반응을 보일까?
반항하거나 발뺌하지 않을까?
고하진이 반항이나 발뺌을 한다고 해도 별다른 소용이 없기는 하겠지만 다들 멍청한 그녀가 어떤 망신을 더 보여줄지 은근 기대감에 벅차 있었다.
그런데 고하진은 그 동영상을 보며 줄곧 침착한 자태를 유지하고 있었고 남들이 볼 때는 잔뜩 겁에 질린 것처럼 보였다.
그리고 구경꾼들은 그녀의 그 반응이 정상이라 여겼다.
필경 어리석은 자가 겁에 질리지 않는 것이 더 이상할 테니 말이다.
“이거 분명 진씨네에서 꾸민 걸 거예요. 진씨네 집안 사람들도 잔인하네요! 이건 고하진 씨를 철저히 망치려는 거잖아요.”
진구는 잔뜩 충격을 받았다.
진씨네 집안 사람들도 얼마나 악랄한 건지!
진구는 곧바로 경도준한테 시선을 돌렸다.
첫눈에 그 동영상이 가짜라는 걸 눈치채지는 못했었던 진구는 처음에 그 동영상을 보게 됐을 때 이상한 점을 발견하지 못했었다.
얼핏 볼 때는 그게 고하진으로 보였으니 말이다.
그런데 고하진 씨의 순진한 성격을 생각해 봤을 때 진씨네 집안에서 일부러 이런 짓을 벌였다는 걸 곧바로 알아차릴 수가 있었다.
경도준은 고개를 들어 대형 스크린은 태연하게 주시하고 있었고 표정에는 아무런 변화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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