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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2장

그런데 그동안 결혼식은 앞당겨지지도 않았고 고하진이 고진그룹을 수중에 두고 있었다는 점으로 보아 의심이 들 수밖에 없다. “우연이겠죠? 고하진 씨는 순진하고 단순한 사람이잖아요! 어떻게 그런 능력이 있겠어요! 게다가 그때 고하진 씨가 진우빈 씨를 엄청 사랑한다면서 결혼하고 싶다고 했었잖아요.” 진구는 경도준의 말들에 심히 놀란 모양이었다. 모든 사람들이 고씨네 큰 아가씨가 순진한데다 미련하다는 걸 잘 알고 있었으니 말이다. 그런데 어떻게 그런 사고능력을 지녔을 리가 있는가! 그것도 이토록 치명적인 채략을? 경도준의 그윽한 눈동자 아래 불명의 빛이 물들었다. 우연의 일치겠지? 정말 우연의 일치라면 몰라도 그게 아니라면? 고하진? 경도준은 그녀의 얼굴 반쪽에서 시선을 떼지 못했다... 흉터라? 경도준은 눈을 비스듬히 뜨고 고민에 빠졌다. 혹시 7년 전에 그가 놓친 단서가 있었던 건가? “어머? 저게 뭐야? 이게 다 뭐야?” 바로 그때 결혼식장에서는 믿을 수 없다는 비명소리가 터져 나왔다. “이게 뭐야?” “고하진이야?” “아! 징그러워! 고하진이잖아! 어쩜 저럴 수가 있어?” “염치도 없어.” “고하진이 어떻게 이런 짓을 하고도 진우빈 도련님하고 결혼할 생각을 하는 거야?” “고하진! 넌 어떻게 이런 짓을 하고도 나하고 결혼할 생각을 해? 눈 뜨고 차마 볼 수가 없어! 너 진짜 꼴불견이야!” 이미 속사정을 알고 있는 진우빈은 적절한 타이밍에 분노를 분출하고 있었고 너무나도 당당하게 질책하고 있었다. 고하진은 천천히 대형 스크린으로 고개를 돌렸다. 꼴불견이다! 진우빈이 표현한 단어가 아주 마음에 드는 고하진은 스크린에서 보이는 동영상을 보며 어이가 없었다. 왼쪽 얼굴에 큰 흉터를 가진 채 다른 남자들과 혼란스러운 장소에 출입하는 사진이 찍힌 그 여자는 각각 다른 남자들과 호텔에서 찍힌 사진들도 들어 있었다. 심지어 그녀가 약물을 복용하는 사진과 더불어 약물을 복용한 뒤로 더욱 미친 척 날뛰는 동영상마저 첨부되어 있었다. 역시나 진 여사의 수단은 여느 때와 다름없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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