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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9장 무릎을 꿇으라고? 걔가 뭔데?

‘이 촌놈한테 무릎 꿇고 용서를 빌라고? 절대 안 해.’ 이렇게 많은 사람 앞에서 사과하는 것도 창피한데 고작 시골에서 온 촌놈한테 하라니 더더욱 싫었다. 이런 쪽팔리고 우스꽝스러운 행동을 할 안소영이 아니다. 물론 김수호도 마찬가지였다. 전혀 미동조차 없는 두 사람을 보자 손호윤은 버럭 화를 냈다. “당장 무릎 꿇고 사과해도 모자랄 망정 지금 뭐 하는 짓이죠?” “무릎을 꿇으라고요? 싫은데요? 왜 저 같은 대표가 저런 촌놈한테 사과해야 하죠? 그럴만한 자격이 없잖아요.” “허위 사실로 모욕했으니 당연히 무릎 꿇고 사과하셔야죠. 방금 전에 했던 약속 있었어요?” “참나, 촌구석에서 살다 온 저런 인간에게 제가 왜 예의를 갖춰야 하죠? 솔직히 저 같은 사람한테 모욕당한 걸 영광스럽게 생각해야죠. 조상님 때부터 대대손손 덕을 쌓아서 저랑 엮일 기회가 생겼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니까요. 강우 씨, 그래도 저희 덕분에 누명을 벗었는데 눈치가 있는 사람이라면 고맙다고 무릎 꿇고 인사해야 할 텐데?” 김수호도 이때다 싶어 큰소리치며 끼어들었다. “회장님, 저도 그렇고 안 대표님도 그렇고 중해에서 얼굴이 알려진 사람인데 저런 촌놈한테 사과하는 건 자존심이 허락하지 않네요. 솔직히 저희 때문에 결백이 밝혀졌으니 이만 퉁치죠. 이렇게까지 양보해 줬는데도 저 사람이 계속 여기서 소란을 피운다면 그건 회장님의 체면을 짓밟는 겁니다.” 말을 이어가던 김수호는 고개를 돌려 하강우를 보며 호통쳤다. “멀뚱멀뚱 서서 뭐 하는 거야? 얼른 무릎 꿇고 회장님께 감사 인사를 전해야지. 너 때문에 이런 일을 벌이신 거잖아. 고마운 줄도 모르고 버르장머리 없이...” 김수호는 그나마 안소영보다 머리가 잘 굴러갔다. 하강우를 모욕하면서 무릎 꿇게 만들고 싶었지만 절대 그럴 사람이 아니란 걸 알고 있어 일부러 손호윤의 이름을 들먹이며 난처하게 만들려는 게 그의 작전이었다. 김수호는 자신의 현명함에 감탄하며 살며시 손호윤의 곁에 섰다. 그러면 손호윤에게 무릎을 꿇는 것도 되지만 김수호에게 꿇는 것도 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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