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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4장

“그쪽의 아내요?” 오거스트가 의아하다는 듯 되물었다. “하나 씨, 결혼했었어요?” 그는 강하나에게 말할 때 통역을 거치지 않고 바로 유창한 라우헨어로 대화를 시작했다. 강하나는 박지헌의 뒤에서 천천히 걸어나와 아무렇지 않게 오거스트 앞에 섰다. 오거스트에 대한 첫인상이 썩 좋지 않았지만 지금 이 순간은 박지헌보다 이 외국인 남성에게 가까워지는 편이 더 나았다. 그녀는 박지헌의 기운이 자신의 삶에 조금이라도 스며드는 것을 용납할 수 없었다. “정확히 말하면 전남편이죠.” “그렇군요. 보아하니 전남편이 아직 하나 씨에게 미련이 남은 것 같은데요?” “진짜 미련이 있었다면 바람 피우지 않았겠죠.” “바람이요? 그거 참 안됐네요.” 박지헌은 옆에서 이 모든 대화를 들으며 눈을 휘둥그레 뜨고 있었다. ‘하나가 라우헨어를 할 줄 알았나?’ 그녀를 안 지 3년이 넘었지만 단 한 번도 이런 모습을 본 적이 없었다. 더구나 두 사람이 서로 주고받는 대화가 박지헌의 마음을 불편하게 했다. 오거스트는 한 마디를 할 때마다 비웃는 듯한 시선으로 그를 바라보고 있었기 때문이다. ‘혹시 하나가 나에 대해 안 좋은 말을 하고 있는 건가?’ 박지헌은 점점 초조해졌다. 두 사람이 라우헨어로 대화를 이어가며 아랑곳하지 않는 사이 수영장 안의 서다은이 눈에 띄게 불만과 분노가 섞인 시선을 보내왔다. ‘강하나가 장연우 작가님과 아는 사이인 건 참을 수 있어. 그런데 오거스트까지 알아? 게다가 둘이 저렇게 친해 보이다니!’ ‘말도 안 돼! 조금 전까지만 해도 내가 이 파티에서 오거스트와 제일 가까운 여자였는데.’ 분노가 폭발한 서다은이 갑자기 큰 소리로 외쳤다. “사모님!” 그녀의 외침은 파티에 있던 모든 사람들의 시선을 단번에 사로잡았다. 오거스트와 박지헌도 고개를 돌려 그녀를 바라보았다. 서다은은 자신에게 쏠린 관심에 만족한 듯 빛나는 눈빛을 드러냈다. “파티에 왔으면 제대로 즐겨야죠! 우린 다 수영장에 들어왔는데 괜찮잖아요. 근데 사모님은 뭐가 그렇게 망설여져서 우리를 물속에서 이렇게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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