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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2장

“고마워!” 그는 담담하게 감사 인사를 했다. 추성화는 그의 말투에서 느껴지는 거리감을 알아듣지 못해 순식간에 슬퍼하던 표정을 지운 채 떠보듯 그와 추나연을 쳐다봤다. “전에는 나연이가 싫다고 그러더니. 나연이는 어디 내놓을 수 없는 촌뜨기라 그러면서 앞에 나타나기만 하면 제대로 혼쭐을 보여준다고 했었잖아.” “이제 보니까 다 농담이었구나!” “너 나연이를 좋아하는구나!” 장난같아 보이는 말이었지만 사실은 도발이 따로 없었다. 추나연의 표정은 평온했다. 추성화가 어떤 사람인지 잘 알고 있어 진작에 마음의 준비를 하고 있었다. 하지만 송진하는 달랐다. 그 말을 들은 송진하는 안색이 서슬퍼래졌다. “추성화, 머리가 어떻게 된 거 아니야? 누님 같은 사람이 어디 내가 감히 손댈 수 있는 사람인 줄 알아?” 누님은 그저 떠받들어 모시는 수밖에 없었다. 그는 아직 추나연에게 흑심을 품을 깜냥은 못 되었다. 아마 이 세상에 그의 나연 누님에게 어울리는 남자는 없었다. 생각하면 할수록 화가 치밀었던 송진하는 골목대장 성격이 또다시 터져 나와 추성화를 향해 손가락질하며 인정사정없이 말했다. “내가 추나연을 싫어한다느니, 혼을 내준다느니, 그게 다 무슨 소리야! 다 네가 부채질해서 그런 거잖아.” “추나연이 돌아오니까 추씨 가문 사람들이 너를 대하는 태도가 전과 달라졌다며.” “추나연이 돌아오니까 네 물건을 빼앗는다며.” “네가 우리 앞에서 힘들다고 토로하지 않았으면 우리가 너 대신 나서주겠다고 했겠어? 지금 봐봐, 네가 말을 바꾸니까 죄 다 내 탓이 됐네?” 막 반박하려던 추성화는 안에서 나오는 송선아를 발견했다. 빠르게 머리가 돌아간 그녀는 속상하다는 듯 눈시울을 붉혔다. “그때는 그냥 마음이 불안해서 그냥 한 얘기였어. 너희들이 그걸 진심으로 여길 줄은 몰랐지.” 절대로 송선아에게 자신이 강성의 재벌 2세들 앞에서 일부러 추나연을 모함했다는 걸 알게 해서는 안 됐다. “너….” 약한 척에는 대책이 없는 송진하는 추성화를 어떻게 상대해야 할지 전혀 감도 잡지 못했다. 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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