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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3장

송진하는 잔뜩 화가 난 채로 집으로 돌아왔다. 막 집에 들어서자마자 송강수는 송진하를 향해 마구 혼을 냈다. 그는 한참을 멍하니 있다가 물었다. “아빠, 왜 나한테 욕을 해요?” “아까 네 선아 아주머니가 연락와서는 자기를 무시한다고 하던데, 내가 널 어떻게 가르쳤어? 평소에 건들거리는 걸로도 모자라서 기본적인 예의며 교양도 잊은 거야?” 송진하는 여전히 어안이 벙벙했다. “내가 뭘 무시해요! 선아 아주머니가 우리 누님한테 누명 씌우는 것도 참고 화를 안 냈는데요!” 추나연 얘기가 나오자 송강수가 두 눈을 가늘게 떴다. “나연이에게 누명을 씌우다니, 어떻게 된 거야?” 송진하는 씩씩대면서 추씨 가문에서 있었던 일들을 이야기했다. 그에 송강수는 송진하보다 더욱더 분노를 터트렸다. 재계에 오랫동안 발을 들인 그는 송진하보다 판을 더 잘 이해했다. 딱 봐도 추성화가 도발을 한 건데도 송선아는 편애하며 감싸주고 있는 것이었다. “큰일 났다!” 송진하가 걱정스레 외쳤다. “왜?” “아주머니가 저한테도 전화로 혼을 냈으면 누님은 어떻겠어요.” 누님은 아직 추씨 가문에 있는데, 추씨 가문 사람들이 어떻게 혼을 낼지 감도 잡히지 않았다. 그 말에 송강수의 표정도 어두워졌다. 그들의 예상대로 송선아는 추성화를 배웅한 뒤 곧바로 돌아와 추나연을 혼내려고 했다. 하지만 추나연의 방문 앞에 서서 냉담한 눈빛으로 그녀를 쳐다보자니 혼내려고 했던 말이 입 밖으로 나오지가 않았다. 추나연은 미간이 그녀와 아주 닮았고 이목구비는 고전적인 매력이 있었다. 자신과 제법 닮은 얼굴의 딸을 보자 가련한 마음이 피어올랐다. 그녀는 목소리를 부드럽게 하며 말했다. “나연아, 네가 성화에게 불만이 있는 거 알아. 그건 네가 성화랑 친하게 지내지 않아서 애가 어떤 앤 줄 몰라서 그래.” “얘기도 좀 나누고 지내다 보면 성화는 성격도 좋고 활발하고 노력하는 애라는 걸 알게 될 거야.” “엄마는 네가 성화를 더 따라 배웠으면 해.” 송선아의 말을 들은 추나연은 웃음이 다 나왔다. 전에도 그렇게 말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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