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1장
송지아의 몸이 점차 투명하게 변했다.
진자현은 송지아가 사라지는 것을 보며 송강수의 품에서 엉엉 울음을 터트렸다.
한참이 지나자 추나연이 안색이 바뀌었다.
송지아의 모습이 다시금 나타난 것이다.
송씨 가문 사람들은 송지아가 저승으로 가지 않은 것을 보고는 추나연의 안색이 이상하자 당황하게 시작했다.
“나연아, 무슨 일이 생긴 거야?”
그들은 딸이 떠나지 않기를 바랐지만 딸에게 다음 생이 없는 것은 더더욱 싫었다.
추나연은 한숨을 내쉬었다.
“명줄에 따른 수명이 아직 끝이 나지 않아서 사자가 저승으로 데려갈 수 없대요. 하는 수 없이 이승에서 떠돌 수밖에 없겠네요.”
송씨 가문 사람들은 그 말에 걱정스레 작은 영혼을 쳐다봤다.
송진하가 얼른 물었다.
“누님, 윤회의 길에 들지 않으면 무슨 문제가 생기는 건 아니겠지?”
“영혼이 이승에 떠도는 시간이 너무 길면 안 좋아. 사념에 물들어서 악귀가 되거나 불순한 의도를 가진 사람에게 이용당하겠지.”
“그럼 어떡해?”
진자현은 속상한 마음에 딸을 꼭 끌어안았다.
‘우리 딸은 어쩜 이렇게 고생만 한다니!’
수명이 채 되기도 전에 살해를 당한 것도 모자라 이제는 윤회에도 들지 못하고 있었다.
추나연은 조용히 한숨을 내쉬었다.
“우선은 이승에 계속 머무르게 하는 수밖에 없겠네요. 내 곁에서 지내면 제가 이따금씩 영체를 정화해 줄 테니 윤회하는 그날까지 이성을 유지할 수 있을 거예요.”
송진하가 두 눈을 반짝였다.
“그럼 누나가 우리 곁에 종종 있을 수 있다는 거네?”
그 말을 듣자마자 추나연은 그를 흘겨봤다.
“혼령이 산 사람 곁에 자주 있으면 산 사람에게 영향이 커.”
양기가 왕성하면 악몽을 꾸거나 잔병치레를 하겠지만 양기가 허한 사람은 운세에 영향을 받을 뿐만 아니라 심각하면 크게 재수가 옴 붙었다.
음과 양을 가른다는 건 그저 하는 말이 아니었다.
추나연에게 눈총을 받은 송진하는 조용히 입을 다물었다.
송강수 부부는 비록 아무 말도 없었지만 내심 기뻐하고 있었다.
딸을 몇 년 더 볼 수 있는 것도 나쁘지 않았다.
진자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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