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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6화

“정말 8억이 나왔다면 줬을 거라고?” 도범의 말을 들은 나봉희가 차갑게 웃으며 말했다. “있는 척 그만해, 지금 네 꼴을 봐, 그 많은 돈을 내놓을 수나 있겠어.” 말을 마친 나봉희가 무언가가 생각난 듯 다시 박시율을 보며 말했다. “맞아, 시율아, 박 씨 집안은 건축사업을 하는 곳이잖아. 너 예전에는 거기로 출근을 했었는데 지금은 일자리도 못 찾는 상황이잖니, 적지 않은 회사에서도 박이성의 말을 듣고 자기 회사로 너 취직도 못 시키고 있고.” “그러게요, 어쩔 수 없죠. 박이성이 제가 쓰레기를 주우면서 사는 건 참을 수 있어도 다른 일자리를 찾아서 일을 한다면 가만두지 않을 거라고 했어요. 그래서 다들 박이성 심기 안 건드리려고 저를 찾지 않는 거죠!” 박시율이 한숨을 쉬었다. “저도 일자리를 찾고 도범도 돌아왔으니 일을 하기 시작한다면 저희 점점 좋아질 거예요.” “그래, 일을 찾는다면 조금 힘들긴 해도 이렇게 비참하게 살지 않아도 되겠지. 그래서 내가 방금 생각을 해봤는데 그 용 씨 집안의 둘째 아가씨가 우리한테 명함을 줬잖니? 착하고 사람을 돕기 좋아하는 사람이니까 이 아가씨한테 전화를 해서 우리를 도와서 일자리를 찾아달라고 하는 건 어때?” “어머니, 그건 좀 그렇지 않을까요? 전에 알지도 못했던 사람인데다가 오늘 도와준 것도 아직 갚지 못했는데 다시 그런 부탁을 하는 건 안 되죠. 그리고 그 명함을 준 것도 그저 예의상 준 거예요. 앞으로 무슨 일이 있으면 자기를 찾으라는 말도 그냥 한 소리예요. 정말 곧이곧대로 들으시면 어떡해요?” 박시율이 말했다. “그게 뭐 어때서? 사람은 뻔뻔해야 일자리를 찾을 수 있는 거야, 나가서 쓰레기를 줍는 것보다는 낫잖니? 그리고 수아도 곧 유치원에 가야 하는데 제대로 된 일자리도 못 찾는다면 우리는 어떻게 살아? 네 딸 유치원 안 보낼 거야? 내가 말한 대로 해, 너 그 아가씨한테 보답하고 싶다고 했지? 이게 바로 그 기회인 거야, 그 아가씨 회사에 가서 출근하고 좋은 실적을 따내 돈을 벌게 하면 그게 보답 아니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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