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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9화

도범은 몇 년간 군인 신분으로 전장을 돌아다녀서 그런지 성격이 너무 충동적으로 변한 것 같았다. 만약 이대로 싸움이라도 난다면 틀림없이 멀쩡하게 나갈 수 없을 것이다. “걱정하지 마. 내가 누구야, 나 왕 씨 집안 도련님이야. 그것도 집안에서 유일하게 상속권을 부여받은 도련님인데 허튼소리 하겠어?” 왕호가 가슴을 탕탕 치며 자신 있게 말했다. 박시율은 문을 열고 룸을 나섰다. 왕호 또한 그녀의 뒤를 따라 나와 문 앞에 서있는 뚱보 매니저한테 지시를 내렸다. “시율 아가씨는 내 오랜 친구이니까 그 8억은 그냥 없던 일로 하고 넘어가. 친구의 얼굴을 봐서 오늘 이 저녁은 내가 산 걸로 해둬. 돈은 받지 마!” “그러면, 남은 와인 18 병은…” 매니저가 잠시 고민하더니 그에게 일깨워줬다. “당연히 포장해 드려야지. 계산서에도 20병 가격대로 찍혀있잖아. 시켜서 남았는데 당연히 가져가게 해야지!” 왕호가 씩 웃었다. 어차피 그 술의 성본을 따져보면 그저 몇 백만 원에 불과했다. 4천만 원에 한 병이라는 건 처음부터 박시율을 함정에 빠트릴 미끼였을 뿐이었다. “고마워.” 박시율이 애써 미소 짓고 매니저와 함께 아래층으로 내려갔다. “왜 아직도 안 오는 거야? 설마 무슨 일이라도 생긴 건 아니겠지?” 아래층에서 기다리던 서정이 걱정스러운 듯 물었다. “그럴 일 없을 거예요. 비록 우리가 쫓겨난 신세긴 하지만 우리 딸이 박 씨 가문 사람인 건 변치 않는걸요. 여기 보스라는 사람도 막 대할 수는 없을 거예요.” “아까 그 사람 말투로 보아 아는 사람 같아 보이던데.” 나봉희가 미간을 찌푸리며 애써 위로했다. “오 분 됐어요. 제가 들어가서 확인해 볼게요!” 시간을 확인하던 도범은 오 분이 지난 것을 확인하고 곧장 안으로 들어갔다. 그는 혹시 박시율한테 무슨 위험한 상황이 벌어질까 걱정되었다. “너 이자식, 우리 보스의 허락 없이는 위층으로 올라갈 수 없어…” 장정들 중 한 사람이 앞으로 나서며 도범의 앞을 가로막았다. “퍽!” 하지만 채 1초도 안 되어서 도범의 발차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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