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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2화

“그게 정말이에요? 와 너무 좋아요. 우리 최소 소비 금액만 4천만 원인 방을 예약했는데 정말 그쪽에서 계산하실 거예요? 우리 쪽에서 음식을 좀 많이 주문하게 되면 5, 6천만 원이 넘을 수도 있는데요?” 한 여직원이 남자의 말을 듣고 눈을 반짝이며 다가가 감격스럽다는 듯이 상대방의 명함을 받아들었다. “나수현? 부사장님?” “하하 맞습니다. 저희 아버지께서 아직 저한테 회사를 다 넘기시는 게 걱정되시는지 일단 저를 부사장 자리에 앉히고 사장직은 아버지께서 맡고 계십니다.” 나수현이 히히 웃더니 다시 한번 물었다. “참, 이쪽에 계시는 아름다운 팀장님께서는?” “네 여기 이분은 이번에 새로 부임하게 된 박시율 팀장님이십니다!” 여직원이 순순히 대답했다. “팀장님, 여기 이분께서 식사를 대접하겠다고 하시는데 서로 명함이라도 교환하시죠?” 곁에 있던 다른 한 남직원도 기뻐하긴 마찬가지였다. 이렇게 스스로 그물에 걸려든 물고기를 그냥 보낼 수야 있겠는가? “맞습니다 맞습니다. 당연히 명함을 교환해야죠. 그게 기본 예의가 아니겠습니까?” 나수현이 속으로 쾌재를 부르며 연신 고개를 끄덕였다. 곁에서 그 상황을 지켜보고 있던 최소희가 속으로 씩 웃었다. 누가 봐도 나수현이 박시율의 마음을 사기 위해 수작질을 하고 있는 게 뻔했다. 건축 자재를 들이는 일은 박시율만이 결정할 수 있는 사안이었다. 주임인 그녀조차도 감히 마음대로 건드릴 수 없었다. 만약 여기서 박시율이 상대방의 호의를 받아들이게 되면 이는 그에게 신세를 진 것이나 마찬가지였다. 아마 이틀 정도 지나면 저 나수현이라는 작자가 회사로 쳐들어와서 협상안을 내밀 것이다. 다른 사람의 신세를 입게 되면 자연히 공평한 선택을 할 수도, 함부로 협상을 거절할 수도 없는 법이었다. 그때가 되면 박시율은 어쩔 수 없이 상대방의 건축 자재를 들여야 할 것이다. 이건 명백한 부정 청탁이었다. 그녀는 몰래 휴대폰을 꺼내 들고 동영상을 찍기 시작했다. 이 장면을 모조리 동영상에 담아 나중에 확실한 증거로 대표님에게 보여드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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