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99화
그런 그녀를 보며 이상하게도 고인성은 자신의 행동을 되돌아보게 되었다. 오늘 자신의 행동이 지나쳤던 것은 아닐까?
송유리가 몇 번이나 거절 의사를 밝혔는데도 불구하고 억지로 관계를 가졌다면 좋게 말해서 강압적인 사랑이겠지만 나쁘게 말하면... 강간이었다.
고인성은 입술을 깨물었다. 마음속은 형언할 수 없이 복잡했다.
문 앞에서 송유리의 모습을 바라보며 한참을 고민하던 그는 결국 안으로 들어가 조심스럽게 외투를 벗겨주고 침대에 눕힌 뒤, 이불을 덮어주었다.
나가면서도 잊지 않고 낮은 목소리로 혼잣말처럼 중얼거렸다.
“지저분하군.”
문을 닫고 고인성은 서재로 향했다.
그는 스스로 심한 결벽증이 있다고 생각했다. 집에 먼지 하나라도 용납할 수 없었고 다른 사람이 자신의 물건을 만지는 것도 견딜 수 없었다. 그래서 지정된 두 명의 가정부가 이틀에 한 번씩 청소를 하러 오는 것 외에 집에 다른 사람이 드나드는 일은 거의 없었다.
그런데 침대에 누워 침을 흘리며 곤히 잠든 송유리의 모습은 어쩐지 사랑스러워 보였다.
서재에 들어간 고인성은 업무상의 실수를 처리하려 했지만 송유리가 혼인 신고 당일의 일에 대해 고의가 아니었다고 해명했던 것이 자꾸만 떠올랐다. 도대체 무슨 이유였을까?
자존심 때문인지 혹은 듣고 싶지 않은 답을 듣게 될까 봐 두려웠던 것인지 그는 계속 조사를 미루었었다.
결국 그는 명서원에게 전화를 걸었다.
밤 11시, 샤워를 마치고 소파에 누워 편안하게 게임을 즐기던 명서원은 갑작스러운 고인성의 전화에 깜짝 놀라 게임을 종료하고 전화를 받았다.
함께 게임을 하던 팀원들한테 미안했지만 어쩔 수 없었다.
그는 자신의 직업에 더 충실해야 했다.
“대표님, 무슨 일이세요?”
“혼인 신고 당일 송유리가 나를 바람맞힌 이유를 알아봐. 10분 안에 모든 자료를 보고 싶어.”
“알겠습니다!”
명서원은 전화를 끊고 미리 준비해 둔 자료를 고인성에게 전송했다. 그러고 나서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3분 안에 상대의 모든 자료를 조사한다는 것은 불가능했다. 모두 비서들의 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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