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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0화

영상을 끝까지 본 고인성은 말문이 막혔다. 그날 그런 일이 있을 줄은 상상도 못 했다. 서지훈은 송유리 때문에 다쳤기에 송유리는 그냥 모른 척할 수 없었던 것이다. 누구라도 그 상황이면 똑같이 행동했을 것이었다. 절대 서지훈이 다쳤다고 해서 송유리가 기다렸다는 듯이 덥석 달려든 게 아니었다. 다 그의 오해였다. 고인성은 지난 며칠간 송유리에게 했던 말과 행동들을 떠올리며 깊이 후회했다. 송유리는 아무 잘못도 없었는데 억울함을 참아가며 자신을 달랬고 자신은 그런 그녀의 호의를 무시했던 것이다. 고인성은 노트북을 닫고 의자에 등을 기대고 누웠다. 뒤로 젖혀진 자세가 머리를 맑게 해 주는 것 같았다. 이번에는 정말 자신이 잘못했다는 것을 인정해야 했다. ... 다음 날. 송유리는 몽롱한 상태로 잠에서 깨어났다. 등 뒤가 서늘하고 차가운 느낌이 들었던 것이다. 비몽사몽 간에 무의식적으로 그 부분을 손으로 만지려는 순간, 누군가 그녀의 손목을 잡았다. “움직이지 마.” 송유리는 눈을 번쩍 떴다. 낯선 환경에 비로소 자신이 집이 아닌 고인성의 집에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뒤를 돌아보니 침대 끝에 거의 붙어서 자고 있었다. 그리고 고인성은 침대 옆에 쭈그리고 앉아 면봉에 연고를 묻혀 그녀의 허리에 바르고 있었다. 교통사고 당시 허리를 부딪쳤지만 크게 다치지는 않았다. 멍이 크게 들었을 뿐 건드리지만 않으면 아프지 않았기에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았던 것이다. 이 정도 멍은 시간이 지나면 자연스럽게 없어질 터였다. 그런데 고인성이 직접 연고를 발라주고 있다니. “잠시만, 금방 끝나.” 송유리는 아무 말도 하지 않고 가만히 누워 고인성이 연고를 바르는 대로 두었다. 잠이 덜 깨서인지 아니면 다른 이유 때문인지 지금의 고인성은 어젯밤의 그 사나운 모습과는 전혀 달라 보였다. 혹시 고인성은 밤이 되면 악마로 변하는 체질인가 하는 엉뚱한 생각도 들었다. 그렇게 송유리가 혼자 생각에 잠겨 있는 동안 고인성은 연고를 다 바르고 일어섰다. “아침 식사 준비됐어. 옷 갈아입고 나와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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