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97화
송유리는 도망칠 곳이 없었다. 고인성의 품 안에 갇힌 그녀는 고개를 돌릴 수밖에 없었다.
“뭔 소린지 모르겠어요.”
고인성은 다른 손으로 송유리의 턱을 잡아 자신을 보게 한 후 고개를 숙여 키스했다.
뜨거운 감촉에 송유리는 점점 빠져들었다. 턱을 잡고 있던 손이 허리로 내려왔고 송유리가 미처 정신을 차리기도 전에 고인성은 그녀를 가볍게 한 손으로 안아 올렸다.
“아!”
송유리는 반사적으로 고인성 목에 팔을 둘렀다.
그리고 그 순간, 그녀의 몸은 푹신한 침대 위로 던져졌다.
침대가 워낙 푹신해서 아프진 않았다.
송유리가 일어나려고 하자 고인성은 그녀의 위로 몸을 덮치듯 눌렀다. 그리고는 그녀의 두 손목을 단단히 붙잡아 머리 위로 고정시켰다.
처음부터 끝까지 송유리에게는 저항할 기회조차 없었다.
“뭘 하려는 거예요?”
“뭘 하려는 것 같아?”
고인성은 잘생긴 눈썹을 치켜올렸다. 눈꼬리의 눈물점은 차갑고 금욕적인 분위기를 자아냈지만 지금 그의 눈빛과는 너무나도 달라서 오히려 눈물점을 더욱 야릇하고 자극적으로 보이게 했다.
처음보다 더욱 깊고 거칠어진 키스가 송유리의 입술을 덮쳤다. 그는 마치 그녀의 숨결마저 빼앗으려는 듯 맹렬하게 키스했고 허리를 감싸 안은 팔에는 더욱 강한 힘이 실렸다.
송유리는 필사적으로 그의 단단한 가슴을 밀어내려 했지만 두 사람의 몸은 이미 틈 하나 없이 밀착되어 있었다.
뜨거운 키스는 입술에서 목덜미로 옮겨갔다. 송유리는 고개를 돌리며 참았던 눈물을 흘렸다.
“인성 씨, 이러면 안 돼요...”
고인성은 고개를 들고 붉게 충혈된 눈으로 그녀를 바라보았다.
“내가 안 된다고? 그럼 그 자식은 괜찮고?”
“무슨 말이에요?”
송유리는 틈을 타 팔꿈치로 침대를 짚고 뒤로 물러났다.
그녀의 행동은 고인성의 심기를 건드렸다. 고인성은 손을 뻗어 그녀의 머리를 잡았다.
“내가 그렇게 싫어? 꼭 이렇게 피해야겠어?”
“그런 게 아니라... 우리는 이러면 안 돼요...”
“처음도 아닌데 뭘 그렇게 튕겨?”
“난...”
송유리는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송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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