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5화
모든 시선이 송유리에게로 쏠렸다.
방 안의 분위기는 마치 한밤중의 묘지처럼 차갑게 가라앉았다.
송유리는 분명히 눈을 감고 있었지만, 그 시선들이 온몸으로 느껴졌다. 이윽고 자신을 향한 그 남자의 위험한 시선이 피부 위를 스치는 느낌이 들었다.
“다 나가.”
고인성의 단호한 목소리가 공기를 갈랐다. 그제야 방 안에는 비로소 소리가 흘렀다.
많은 사람이 움직였지만 들리는 건 발소리뿐이었다. 심지어 숨소리조차 삼킨 채, 그들은 마치 죽음을 앞둔 사람을 보는 듯 송유리를 바라봤다.
황이진이 입을 열려는 순간, 검은 정장을 입은 경호원 두 명이 그녀를 조용히 끌어냈다.
얼마 지나지 않아 방 안은 텅 비었고 이제 남은 건 고인성과 송유리뿐이었다.
“이리 와.”
명령조의 차가운 목소리에는 거부할 여지가 없었다.
송유리는 슬쩍 고인성을 올려다봤다. 그의 얼굴에서 감정의 흔적을 읽어내려 했지만,
무표정한 얼굴은 화도 실망, 아무런 감정도 드러나지 않았다.
송유리는 조심스럽게 다가가 먼저 입을 열어 침묵을 깨뜨렸다.
“죄... 죄송합니다.”
“뭐가 죄송한데?”
“그날 밤 대표님과 하룻밤 보낸 거 말이에요...”
“...”
고인성의 입꼬리가 미묘하게 올라갔다.
그는 그녀의 손목을 단번에 잡아챘다. 예상치 못한 강한 힘에 중심을 잃은 송유리는 그대로 그의 무릎 위에 앉아버렸다.
머릿속엔 고인성이 황이진에게 했던 행동이 스쳐 지나갔다.
‘고인성의 무릎 위에 앉는다고? 이건 목숨을 걸어야 하는 일인데!’
송유리는 당장이라도 일어나려 했지만, 허리에 닿은 그의 손이 그녀를 단단히 붙잡아 움직일 수가 없었다.
“움직이지 마.”
고인성의 차가운 목소리가 등 뒤에서 울렸다. 그러자 송유리는 마치 명령받은 꼭두각시 인형처럼 그대로 굳어버렸다.
고인성은 천천히 고개를 숙여 그녀와의 거리를 좁혔다.
그의 숨결이 송유리의 피부 가까이 닿을 때마다, 그녀의 온몸에 작은 전율이 일었다.
그는 마치 시간을 잊은 듯, 조용히 그녀의 향기를 들이마셨다.
그날 밤, 자신이 충동에 휩쓸린 이유가 단순히 외부의

Locked chapters
Download the Webfic App to unlock even more exciting content
Turn on the phone camera to scan directly, or copy the link and open it in your mobile browser
Click to copy lin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