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4장 더는 비굴할 필요 없어
이연아 말대로 진현수는 강찬우가 아니었다. 그러니 진현수와 함께라면 성시연은 더 이상 비굴하게 굴 필요가 없었다.
이것만으로도 성시연에게는 충분히 매력적이었다.
‘하지만 마음을 정리하지 않은 상태에서 새로운 사랑을 시작하는 건 상대방에게 불공평한 일이 아닌가?’
성시연은 지금 자신이 감정적으로 벽에 갇힌 듯한 기분이었다. 과거를 완전히 떨쳐내지 못한 상태에서 새로운 연애를 시작하는 게 그녀에겐 쉽지 않았다. 비록 진현수가 아무렇지 않다고 했지만, 성시연은 그에게 미안했다.
이연아는 성시연의 마음을 다 알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진현수와의 관계를 성사시키려고 마음을 먹었다. 심지어 자려고 누운 시연에게 계속해서 설득을 해댔다.
성시연은 점점 더 머리가 복잡해졌고, 그런 성시연의 우유부단한 태도를 참을 수 없었던 이연아는 결국 마지막 경고를 내렸다.
“성시연, 네가 연애하고 싶다고 해서 내가 적극적으로 나선 거야. 사람까지 데려다 놨으니 이제 너만 결단을 내리면 돼. 여자는 자기를 사랑해 주는 사람을 선택해야 해. 네가 아무리 강찬우를 좋아한들 강찬우가 너랑 결혼할 것 같아?”
이 말은 성시연의 정곡을 찔렀다. 그녀는 강찬우가 자신과 결혼할 거라는 기대를 한 번도 해본 적이 없었다. 그래서 그렇게 빙빙 돌아 결국 강현수까지 와서 모든 걸 끝내려고 했던 것이었다.
다음 날 아침 성시연은 눈을 뜨자마자 이연아가 짐을 싸고 있는 것을 발견하고 잠에서 덜 깬 채 물었다.
“뭐 해? 온 지 얼마나 됐다고 벌써 가려고?”
그러자 이연아는 여전히 삐진 말투로 말했다.
“너 때문에 스트레스받아서 못 있겠어. 차라리 안 보는 게 속 편해.”
그 말에 성시연은 어이없어하며 다가가 달랬다.
“아이고, 이연아. 억지로 해봤자 소용없잖아. 나한테도 시간을 좀 줘야지. 진현수 여기 있는 동안 잘 지내볼게. 좀 더 알아보겠다고, 됐지?”
성시연이 한발 물러서자 이연아도 조금 풀린 듯 말했다.
“처음부터 그렇게 말했으면 됐잖아. 내가 너 때문에 단명하겠어.”
성시연은 이연아의 입을 손으로 틀어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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