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0장 간이 부었네
성시연은 본능적으로 허리를 곧게 펴며 마치 죄라도 지은 사람처럼 움츠렸던 몸을 바로 세우고는 여전히 불편한 표정으로 물었다.
“잠 안 잤어요? 아니면 막 일어난 거예요?”
강찬우는 팔짱을 낀 채 차가운 눈빛으로 그녀를 바라보며 말했다.
“넌 어떻게 생각해?"
그러자 성시연은 어색하게 웃으며 답했다.
“자고 일어났겠죠? 난 야간 근무하고 와서 너무 피곤해요. 샤워하고 자야겠어요. 아침은 알아서 해결해요.”
그 순간 강찬우가 싸늘한 목소리로 불렀다.
“성시연!”
그 소리에 성시연은 온몸이 떨렸다.
“나 안 들리는 거 아닌데... 잘 들려요. 왜 그래요?”
이때 강찬우는 자리에서 일어나 그녀 앞으로 성큼성큼 다가오더니 한 손으로 벽을 짚고 그녀를 자신의 몸과 벽 사이에 가둬버렸다. 날카로운 눈빛이 그대로 그녀를 꿰뚫었다.
“나 피해 다니는 거야? 성시연, 너 간이 부었네!”
그 기세에 억눌려 성시연은 약하게 대꾸했다.
“나 방금 병원에서 돌아온 거예요. 아직 소독도 안 했고, 온몸에 세균이 득실거리는 상태라...”
역시나 강찬우는 전염병 걸린 사람을 피하듯 급히 뒤로 물러섰지만, 여전히 화가 가득한 목소리로 말했다.
“떠나고 싶어? 내가 질릴 때까지 기다려.”
순간 성시연은 마음이 철렁 내려앉았지만, 상처받은 표정을 짓지 않고 오히려 방어적인 자세로 웃어 보였다.
“나 오빠를 위해 뭐든지 다 할 수 있어요. 하지만 나 창녀 아니에요. 그런 식으로 날 모욕할 필요는 없잖아요. 오빠 말이 얼마나 상처 주는지 잘 알고 있죠? 그러니까 나도 하나 말할게요. 예전에는 내가 오빠를 좋아해서 오빠가 뭐라 해도 상관없었지만, 이제는 아니에요.”
그녀의 눈에 미세한 눈물이 서려 있는 걸 본 강찬우는 한동안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둘 사이에 흐르던 긴장감은 불과 30초였지만, 성시연에게는 그 어떤 수술보다 길고 지치게 느껴졌다.
강찬우는 문을 세게 닫으며 나가기 전에 한마디 던졌다.
“착각하고 있는 것 같은데, 처음부터 이 관계는 네가 결정할 수 있는 게 아니었어.”
그가 떠난 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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