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1장 외로움은 빈틈을 타고 스며든다
‘이건 자극적인 정도를 넘어서 이상하지 않나?’
성시연은 예전에 응급실 밖에서 서유천이 했던 말을 떠올리며 조심스럽게 물었다.
“오빠 혹시... 아버지랑 사이가 안 좋아요?”
그러자 서유천은 바로 반박했다.
“누가 그래? 우리 사이좋거든.”
성시연은 더 의아해졌다.
“근데 왜 오빠 아버지가 병원에 실려 왔을 때 나한테 살리지 않아도 된다고 했어요?”
‘그때 엄청 냉정해 보였어. 아니면 생각조차 안 했을 텐데.’
그 말에 서유천은 피식 웃으며 대답했다.
“내가 자극을 좀 줘야지. 괜히 진짜 못 깨어나면 어쩌려고? 우리 아버지도 꼭 살아야 해. 아니면 우리 형들이 나를 왕따 시킬 거야.”
성시연은 그제야 안심하며 웃었다.
“오빤 그래도 운이 좋은 편이에요. 부모님이 서로 사랑하는 게 느껴지더라고요.”
누군가가 그림자가 있는 곳에는 늘 햇빛이 있다고 했었는데 아마 이런 걸 뜻하는 게 아닐까.
하지만 성시연에게는 아직 그 햇빛이 닿지 않았다. 심지어 어딘가에는 있을지도 모른다. 아니, 어쩌면 누구에게나 그림자에 햇빛이 비추는 건 아닐지도 모르겠다.
이때 갑자기 서유천이 진지한 표정으로 말했다.
“성시연, 우리 아빠 잘 부탁해.”
성시연은 그 말에 어깨가 무거워졌다.
“알아요. 최선을 다할게요.”
서유천의 아버지에게 신장이식 수술을 하는 날, 수술에 참여한 큰아들 서우빈을 제외한 모든 가족이 수술실 밖에서 기다리고 있었다.
성시연은 비록 심장외과를 전공했지만, 다른 분야에도 능숙했다. 게다가 전공의들이 함께하는 만큼 자신이 있었다.
수술은 장장 6시간을 거쳐 무사히 끝났다.
성시연이 수술실에서 나오자 사람들 틈에서 강찬우가 보였다. 그는 서씨 가문의 강한 존재감 속에서도 전혀 이질감 없이 섞여 있었다.
“수술은 성공적입니다.”
그녀는 차분하게 발표한 뒤 자연스럽게 자리를 떠났다.
그리고 서씨 가문 사람들은 서영진과 서우빈을 안정시킨 후 서유천에게 성시연 사무실로 가보라고 했다. 서유천은 들어오자마자 보기만 해도 값비싸 보이는 선물 상자를 그녀의 책상 위에 올려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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