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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8장 무섭단 말이에요

성시연의 얼굴이 순식간에 붉어졌다. “화장실 쓸 거예요 말 거예요? 안 쓸 거면 나 들어가요!” 그러자 서유천은 웃음을 참으며 화장실로 들어갔고, 문도 제대로 닫지 않은 채 볼일을 보기 시작했다. 성시연은 급히 문을 닫으며 말했다. “정말 못 말려!” 잠시 후 서유천은 볼일을 끝내고 다시 침실로 들어가 잠을 청했다. 그리고 성시연은 어젯밤 일을 떠올리며 가슴이 두근거렸다. 집을 나설 때 그녀는 강찬우가 남긴 흔적을 가리기 위해 일부러 목에 스카프를 두르고 나갔다. 하지만 어디를 가든 무엇을 하든 잠시라도 머릿속이 비는 순간이면 어젯밤의 장면들이 자꾸 떠올랐다. 생각하지 않으려 해도 강찬우의 모습이 자꾸 머릿속에서 떠나질 않았다. 한편 오후가 되자 서씨 가문 장남 서우빈이 ‘신장’을 가지고 병원에 찾아왔다. 서우빈은 금발에 파란 눈, 긴 머리를 뒤로 묶고 이마를 훤히 드러내고 있었다. 서양인 특유의 뚜렷한 이목구비와 흰 피부는 눈길이 갈 수밖에 없었다. 옷을 입고 있어도 그는 귀에서부터 목, 손등의 문신이 한눈에 보였다. 그 강렬한 아우라 때문에 눈을 마주치기도 어려웠다. 그리고 성시연이 주치의라는 사실을 알게 된 서우빈은 두 명의 부하를 데리고 성시연의 사무실로 들어와서는 유창한 한국어로 허리를 굽히며 말했다. “안녕하세요, 성 선생님. 저는 서영진의 장남 서우빈입니다. 제가 아버지를 위해 신장을 제공할 수 있습니다. 나머지 일은 선생님께 부탁드릴게요.” 성시연은 그 기세에 눌려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다행히 서유천이 제때 도착해 말했다. “됐어, 너희는 나가. 나머지는 내가 알아서 할게.” 서우빈은 서유천을 힐끗 보며 영어로 말했다. “동생, 우리 약속했어. 내가 아빠한테 신장을 주면 내 부탁 들어줘야 해. 무르기 없기다.” 그러자 서유천도 퉁명스럽게 대답했다. “둘째 형이 결혼한 지 얼마 안 됐으니까 그쪽 신장은 건드릴 수가 없잖아. 내가 형 찾아온 것도 어쩔 수 없었어. 믿든 말든 알아서 해.” 그 말에 서우빈은 가볍게 코웃음 치며 부하들을 데리고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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