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3장 네가 무슨 햄스터야?
강찬우는 피곤한 얼굴을 한 채 소파로 걸어가 편안한 자세로 앉았다.
“물 좀 따라줘.”
성시연은 하고 싶은 말이 굴뚝같았지만 입을 꾹 다물고 강찬우에게 물을 가져다주기 위해 자리에서 일어났다.
이때 성시연의 손에 피가 맺혀있는 것을 발견하고 강찬우의 눈빛이 흔들렸다.
“됐어, 내가 알아서 따라 마실게.”
강찬우는 성시연보다 앞서 정수기 쪽으로 걸어갔고 이에 몸을 일으켰던 성시연은 다시 자리에 앉았다. 곧이어 강찬우는 지나가는 말투로 성시연에게 물었다.
“손은 왜 그래?”
성시연은 강찬우를 빤히 바라보았다.
“오빠가 갑자기 문을 여니까 놀라서 과도에 베었어요.”
강찬우는 작게 헛기침했다.
“담이 그렇게 작아서 어떻게 의사가 된 거야? 죽은 사람을 보는 건 안 무서워? 병원에서 일한 지 몇 년 됐으니까 네 손에 죽은 환자도 있을 거 아니야?”
강찬우의 말에 성시연은 어처구니가 없었다.
“무시하지 마요, 난 아직까지 수술에 실패한 적이 없거든요. 오빠... 일부러 그런 거죠? 내가 해주시로 왔다고 유천 오빠가 알려줬어요? 나한테 임대 문자까지 보내고...”
강찬우는 속셈을 들킨 난처함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는 얼굴로 당당하게 말했다.
“네가 도망갈까 봐 이러는 거잖아? 너 나한테 빚졌잖아. 돈은 둘째치고 나한테 다른 빚도 졌는데, 넌 내 허락 없이 내 시야를 벗어날 수 없어. 그건 네가 어디를 가든 마찬가지야. 그러게 나랑 같이 강현시로 돌아갔으면 이렇게 번거로울 필요 없잖아.”
한순간 성시연은 말문이 막혔다. 전에 강찬우가 자신에게 함께 강현시로 가자고 했던 이유가 그에게 빚진 것이 있기 때문일 뿐 다른 이유는 없었다.
비록 짐작하고 있던 일이지만 성시연은 마음속의 실망감을 어쩔 수 없었다.
“알았어요. 도망갈 거였으면 진즉 도망갔을 거예요. 오빠도 내가 도망갈까 봐 이렇게 노심초사할 필요 없어요. 일자리를 찾았으니까 월급을 받으면 매달 돈을 갚을 게요. 다른 건... 내가 필요한 곳이 있다면 말만 해요.”
강찬우는 바로 대답하지 않고 어둡게 가라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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