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7장
박희진은 입술을 살짝 오므렸다. 마음이 흔들려하는 것 같았다.
“잠깐만. 전화 좀 하고 올게.”
그러더니 나한테 잠시만 기다려달라는 손짓을 하며 카페 밖으로 나갔다. 나는 그런 그녀의 모습을 빤히 지켜보았다.
그녀는 때때로 아리따운 표정을 지었다. 나는 그녀가 아마 그녀의 아버지에게 전화를 하고 있을 것이라고 추측했다.
‘HY.D 글로벌 지역의 모델 계약은… 따놓은 단상인 것 같네.’
아니나 다를까, 다시 카페 안으로 돌아올 때 박희진의 표정은 한결 가벼워졌다.
그녀는 활짝 웃으며 손을 내밀었다.
“강 대표, 앞으로 잘 부탁해.”
나는 피식 웃으며 자리에서 일어서서 그녀의 손을 맞잡았다. 가능한 빨리 투자를 받기 위해, 나와 박희진은 내일 오후에 계약을 체결하기로 약속했다.
카페를 나가자 염아연의 모습이 보였다. 그녀는 아직 카페를 떠나지 않은 것이다.
“강효수.”
그녀는 종종걸음으로 내 곁으로 달려와 손을 뻗어 내 옷자락을 잡았다.
그 모습에 나는 눈살을 살짝 찌푸리며 그녀의 손을 피했다.
“무슨 일이야?”
그러자 염아연은 차갑게 미소를 지었다.
“강효수, 우리는 그래도 오랜 친구인데, 나한테 너무 차갑게 대할 필요는 없잖아. 내가 뭐 너를 찾고 싶어서 찾아온 줄 알아? 우리 엄마가 집에 너희 집에 있어서 너희 집으로 엄마를 데리러 가려고 하는 거야.”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그럼 난 먼저 가볼게.”
염아연은 이를 꽉 악물었다.
“차로 같이 집으로 가자고 해야지.”
그녀의 볼록한 얼굴에는 장난기가 가득했다.
내가 거절할까 봐 두려운 듯 그녀는 이번에는 나를 곧장 주차장 쪽으로 밀고 갔다.
“서둘러. 늦으면 엄마가 혼낼 거야.”
나는 그래도 절친한 가문의 친구인데 너무 매정하게 행동하면 부모님의 체면이 상할까 봐 쉽게 거절하지 못했다.
차 안은 아주 조용했다.
염아연은 조금 똑똑해졌는지 내 앞에서 임선아에 대한 말을 한번도 꺼내지 않았다.
하지만 공교롭게도, 임씨 가문 사람들은 또다시 우리 집에 나타났다. 그는 우리 아빠와 염아연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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