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1장

임선아는 의심이 들었지만 그녀의 어머니는 이미 그녀를 밀어 차에 태운 뒤였다. 차는 빠르게 질주했고 임중구만이 남아 남자들을 상대하고 있었다. 스위트룸 안. 유세중은 중년의 남자들 앞에 앉아 가끔 그들을 달랬다. 머리가 전부 벗겨진 남자가 손목시계를 확인했다. “어이구, 시간이 벌써 이렇게 됐네.” “유 팀장, 집에 일이 좀 있어서 먼저 가보겠네.” 남은 사람들 중 일부는 그 남자의 말에 맞장구를 쳤고 누군가는 분위기만 읽고 있었다. 유세중은 아직 너무 여렸다. 몇 년 뒤면 마케팅의 귀재가 될 그도 지금은 등 뒤로 식은땀만 줄줄 흘리고 있었다. 애써 침착한 척하며 그가 입을 열었다. “양 대표님, 아직 시간이 이르지 않습니까. 저희 대표님께서 여러분들 고생하시는 걸 알아서 특별히 저에게 선물을 가지고 와 함께 감상하라 하셨습니다.” 머리가 벗겨진 남자는 양준서였다. 이름대로 준수하고 인자한 얼굴이었지만 성격은 유난히 날카롭고 예리했다. “하, 제까짓게 뭐라고 이 바닥에 손꼽히는 사람들을 기다리게 만들어?” “그 녀석 아버지가 아니었으면 진작에 갔어!” “시간을 봐봐, 벌써 8분이나 지났어. 우리 시간이 얼마나 귀한데 분당 백만 단위야!” 유세중은 정말로 땀이 삐질삐질 흘렀다. “잠시만 기다려주십시오. 대표님께서 금방 오실 겁니다.” 양준서가 더 말을 하려는데 문이 열리고 힘 있는 발소리가 잘생긴 얼굴과 함께 들려와 모두의 이목을 잡아끌었다.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안으로 들어오기 전에 이미 양준선의 말을 들은 참이었다. 유세중이 얼른 다가와 나를 맞았다. “대표님!” 나는 달래듯 그의 어깨를 토닥인 뒤 그제서야 자리에 있는 대표들과 일일이 악수했다. 양준서의 차례가 되었을 때, 나는 더욱더 환한 미소를 지었다. 오늘 이 자리를 마련한 건 다 이 사람 때문이었다. “양 대표님 말씀이 맞습니다. 이 자리에 오신 분들은 전부 시간이 금이신 분들이죠.” 양준서는 눈썹을 들썩였다. “이렇게 얘기한다고 잠시 후의 벌주를 피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지 마!” 사람들은 양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