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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9장

“나랑 오은이 씨는 공공장소에서 평범하게 식사를 하는 것뿐, 보여주지 못할 거 없어.” “오히려 너, 내 앞에서 몇 번이나 한우현이랑 엉켜있었잖아. 그거야말로 진짜 쪽팔린 거지.” “참, 인정 못 하겠다면 학교 커뮤니티에 두 사람 사진 아직 있는 것 같은데, 찾아서 보여줄까?” 임선아는 내 말에 얼굴이 시뻘겋게 달아올랐다. “강효수, 적당히 해….” “나보고 적당히 하라고? 임선아, 왜 내가 계속해서 너한테 양보할 거라고 생각해?” “헤어지자는 것도 네가 염씨 가문 여사님한테 얘기한 거야. 너만 날 찰 수 있고 난 널 거절할 수 없어? 네가 뭐 보물이나 되는 줄 알아? 내 앞에서 넌 아무것도 아니야.” 나는 임선아를 밀친 뒤 오은아를 데리고 떠났다. 그녀는 화를 버럭 내면서 뒤에서 발을 굴러댔다. 하지만 이번에 나는 진심으로 화가 났다. 식당에서 나온 나는 기사에게 오은이를 바래다주라고 지시했다. “오늘 놀랐겠네요. 다음에 제가 밥 한 번 살게요.” 차 문을 열어주며 말하는 나를 오은이는 걱정스레 바라봤다. “그럼 대표님은요?” 나는, 당연히 임선아를 혼내야 했다. 그녀에게 나는 건드리면 안 되는 사람이라는 걸 알려줘야 했다. 오은이는 내 뜻을 알아차린 듯 잠시 침묵했다. “대표님, 조심하세요. 절대로 충동적으로 움직이지 마시고요.” 나는 고개를 끄덕인 뒤 차 문을 닫았다. 벤틀리가 저 멀리까지 간 다음에야 나는 등을 돌려 호텔로 돌아갔다. 비서가 뒤따라 붙었다. “대표님, 임씨 가문에 연락했습니다.” “그래, 움직임을 지켜보고 있어. 우리 사람 불러서 밖에서 지키고 있게 하고.” “충돌이 발생하면 한우현을 데리고 가.” “기억해, 임씨 가문 사람들이 불러온 사람인 척하라고 당부해.” 지시를 끝낸 나는 비서가 준비한 스위트 룸 키를 들고 엘리베이터에 탔다. 엘리베이터가 천천히 올라가는 동안 나는 오늘 밤에 벌어진 일들을 떠올렸다. 회전 식당은 회원제였다. 매일 일정 수준의 금액을 소비해야만 들어올 수 있었다. 임선아는 가출을 하면서 카드는 진작에 정지가 되었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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