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8장
“사실 저도 제대로 듣지는 못했어요. 하지만 친구, 임신, 아이, 좋아해라는 말을 들었는데 그 뒤에 한 여자가 대표님을 끌어안았고 대표님도 밀쳐내지 않으셨잖아요.”
“그래서 전….”
“그래서 제가 애인을 버리고 애인의 친구랑 만난다고 생각한 거예요?”
나는 그녀를 도와 뒷부분의 추측을 보충했다.
오은이의 얼굴이 순식간에 확 붉어졌다.
마치 잘 익은 복숭아 같은 것이 사랑스럽고 귀여웠다.
“죄송해요. 제가 나쁜 편견으로 대표님을 바라봤어요.”
거의 울려고 하는 오은이에 나는 얼른 손을 내저었다.
“아닙니다.”
“그 말은 오은이 씨는 나쁜 것을 싫어하고 도덕관념이 아주 강하다는 뜻이겠죠.”
나는 당연히 이런 일로 그녀를 탓할 리가 없었다. 오히려 그녀가 조금 더 마음에 들었다.
그녀는 이성적이고 사리에 밝은 여자였다.
어쩌면 나에게 호감이 있었지만 내가 “쓰레기”라는 것을 알게 되었을 때엔 마음속의 호감을 내려놓고 그 즉시 나를 밀어냈다.
임선아같이 곧 죽어도 한우현의 편을 드는 사람은 아니었다.
그렇다고 진심으로 한우현을 믿는가 하면 그건 또 아니었다.
아마도 자신의 마음속에 있는 순결 무구한 사랑을 믿을 가능성이 더 컸다. 그러니 자신이 믿고 싶은 것을 믿는 것이었다.
오은이는 불안을 내려놓고 나에게 잔을 들어 보였다.
나도 같이 잔을 들었고 맑게 부딪히는 솔이와 함께 서로를 보는 우리의 두 눈에는 빛이 반짝였다.
와인은 풍부한 풍미였다.
여러 층의 맛이 느껴지는 와인은 마치 오은이처럼 그 속을 알 수 없게 했다.
그리고 오은이에게 조금 더 마음을 보여주려고 할 때, 언제 나타난 건지 임선아가 내 등 뒤에 나타났다.
오은이에게서 잔을 빼앗은 그녀는 그 와인을 나의 얼굴에 부었다.
“이 쓰레기!”
순식간에 정신을 차린 나는 그 말에 냉소를 흘렸다.
“임선아, 너 지금 무슨 입장으로 날 욕하는 거야? 어렸을 때 약혼한 사이로, 아니면 동네 이웃으로서야?”
“바람 핀 애인 잡는 듯한 기세를 보이기 전에 네 옆에 있는 남자부터 신경 서.”
나는 한우현을 가리켰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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